[강태욱] 할렐루야 구세주
기사입력 1997년 04월 16일 14시 58분
"1승이 이렇게 힘들줄이야…." 97춘계실업축구연맹전（스포츠조선 후원）이 한창인 15일 효창구장. 경찰청과 진땀나는 90분 혈투를 마친 할렐루야 조병득 감독은 고개를 설레설레 흔들었다. 얼굴엔 감독 데뷔 첫승 신고식이 이처럼 혹독할 줄은 미처 몰랐다는 표정이 역력했다. 지난해 10월17일 사령탑에 오른후 6개월, 6게임만에 거둔 4무1패후의 꿀맛같은 첫승. 구세주는 새내기 강태욱（22．FW）이었다. 강태욱은 전반 15분만에 경찰청 문전을 질풍같이 파고들어 박기열의 센터링을 통렬한 왼발슛으로 연결, 천금의 결승골을 낚아냈다. 1무1패의 할렐루야는 이날 승리로 승점 4를 확보, 남은 기업은행과의 경기결과에 따라 4강이 겨루는 결선 진출까지 노릴 수 있게 됐다. 개인적으로나 팀에 모두 의미깊은 승리였다. 올해 8명이 프로에 진출하고 9명이 새로 입단, 신생팀이나 다름없는 할렐루야는 그동안 번번이 뒷심부족으로 종료직전에 골을 허용하며 마지막 고비를 못넘겨왔기 때문이다. 지난달 중앙대와의 대통령배대회에선 강태욱이 2골을 넣으며 분전했지만 3_1로 이기다 루스타임때 연속 2골을 내주고 말았다. 또 지난 11일 서울시청과의 1차전에선 2-1로 리드하다 마지막 3분을 버티지 못하고 뼈아픈 동점골을 얻어맞은 것. 1m70, 67㎏의 다부진 몸매. 광운전공-전주대를 거친 강태욱은 내놓을만한 화려한 이력서는 없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한결같이 "잠재 가능성은 충분하다"는 평. 무엇보다 들소같이 지치지않는 체력을 갖췄다. 여기에 게임메이커 출신답게 시야가 넓고 드리블이 좋을뿐아니라 순간 동작이 좋아 예측불허의 슈팅을 날린다. 무모하리만치 도전적이고 모험적인 플레이가 오히려 실업무대에서 뒤늦게 빛을 보고 있다는 것이 조병득 감독의 설명이다. 천신만고끝에 실업무대 첫승을 맛 본 강태욱은 "이제부터 시작"이라는 다부진 각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