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내장외] 전준호에 박수보낸 '멋쟁이 부산 팬들'
기사입력 1997년 04월 16일 14시 34분
롯데－현대의 시즌 첫 3연전이 열리고 있는 사직구장엔 새 풍속도가 하나 생겼다.
지난 8일 현대로 트레이드된 （28．사진） 때문이다.
일주일전까지만 해도 롯데의 줄무늬 유니폼을 입고 뛰던 에 익숙했던 부산팬들은 그가 검은색 상의의 현대 유니폼 차림으로 타석에 나서자 묘한 기분이란다.
지난 15일 롯데의 홈개막전에서 는 첫타석에 서기전 헬멧을 벗고 머리를 숙여 1, 3루 관중석의 팬들에게 정중히 인사했다.
그리곤 타석에 들어서자마자 깨끗한 중전안타를 뿜어냈다.
이때 부산팬들의 반응은 의외였다.
야구장이 떠나갈 듯한 큰 박수로 상대팀 선수가 된 를 축하해 준 것.
가 타석에 섰을 때 박수갈채는 또한번 터져 나왔다.
4회초 롯데 선발 이 를 삼진으로 낚을때였다.
이때는 물론 을 위한 박수였다.
부산팬들은 텃새가 심하기로 유명하다.
작년에는 단체응원을 하던 LG팬들에게 몰려가 "남의 구역에서 웬 소란이냐"며 한바탕 격렬한 몸싸움을 벌여 경찰이 출동한 적도 있다.
지난 91년 입단한 는 롯데팬들로부터 가장 많은 사랑을 받았던 선수다.
이에 보답하듯 는 작년 겨울 컴퓨터통신에 아이디를 개설, 팬들과 직접 대화를 나누기도 했다.
부산 사직구장은 올해들어 내야그물망을 종전의 4m에서 2m나 더 높였다.
관중을 파울타구로부터 보호하자는 취지지만 오물투척 방지를 위한 목적이 더 크다.
그러나 선수가 모두 같고, 팬들이 15일의 사직구장팬들만 닮았더라면 관중들의 시야를 가리는 그물망은 이미 오래전에 없어졌을지도 모를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