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티나이트라인] 레일위의 고급 호텔
기사입력 1997년 04월 16일 13시 58분
유럽에선 지금 `열차 전쟁'이 붙었다. 하나의 유럽, 국경없는 철도 시대에서 살아남기 위해 각나라 열차들은 시속 300㎞의 스피드 경쟁과 함께, 여객기의 기내식 못잖은 식사와 음료를 제공하는 등 특급 서비스를 펼치고 있는 것이다. 프랑스 테제베(TGV)와 독일 이체(ICE)의 자존심 대결로 시작된 초고속열차의 경우, 스위스 이탈리아 스페인은 물론 북유럽 나라들까지 뛰어들면서 전면전으로 확산되고 있다. 개성넘치는 전문 열차들도 속속 등장하고 있다. 전망좋은 관광용 2층열차가 등장했는가 하면, 샤워실에다 오리털 침구까지 완비한 호텔식 야간열차도 운행중이다. 어디 그 뿐인가. 도버해협을 통과하는 다국적 유로 스타, 알프스 암벽을 뚫고 올라가는 스위스 산악열차, 페리호에 실려 북해를 건너는 덴마크와 독일간의 인터시티 등 유럽 열차의 `깜짝쇼'가 계속되고 있는 것이다. 올여름 유럽 기차여행을 계획중인 여행자들을 위해 각나라가 자랑하는 간판급 기차를 현지 취재, 5회에 걸쳐 나눠 싣는다. ○-시티 나이트라인? 유럽의 관광－운수 관계자들은 최근 유럽의 열차 경쟁을 가리켜 `유럽 철도의 르네상스'라고 표현했다. 스피드, 고급화(업 그레이드)로 상징되는 유럽 철도의 르네상스시대를 열었던 쌍두마차는 유로 스타(Euro Star)와 시티 나이트라인(City NightLine)이다. 스위스와 독일의 합작품인 시티 나이트라인은 밤에만 달리는 호텔형 기차다. 기존 오리엔트 익스프레스가 고풍스럽고 우아한 호텔 파티형 열차라면, 시티 나이트라인은 비즈니스맨들과 젊은층을 겨냥한 현대적 감각의 침대열차다. 시티 나이트라인 해외판촉담당 매니저인 코이치씨(35)는 "시티 나이트라인은 비행기보다 편하게 기차여행을 즐길 수 있는 움직이는 호텔"이라고 설명했다. 오후 7시 50분, 스위스 취리히역을 떠나 독일 베를린으로 달리는 시티 나이트라인은 침대열차 4량, 안락의자열차 3량, 라운지와 바열차 1량으로 구성돼 있다. 침대칸은 1, 2인용 디럭스실과 2, 4인용 이코노미클래스로 나눠지는데 열차 자체가 2층형 더블 데크로 만들어져 있다. 디럭스룸에는 오리털 침구가 깔린 침대는 물론, 응접실과 개인용 옷장, 화장실, 그리고 헤어드라이기가 딸린 욕실까지 갖추고 있어 `심야의 열차 샤워'를 즐길 수 있다. 어디 그뿐인가. 객실 가득히 별빛이 쏟아지도록 만들어진 차창을 바라보며 와인을 즐길 수 있을 뿐 아니라, 아침에는 모닝콜이 잠을 깨우며 이내 룸서비스로 식사가 제공돼 호텔 기분을 살릴 수 있다. 취리히∼베를린간 승객들의 대부분은 시간을 벌려는 비즈니스맨들과 호텔경비를 줄이려는 여행자들이었으나, 베를린에서 열리고 있는 환상적 뮤지컬인 `스페이스 드림'을 보러가는 관람객들도 의외로 많았다. 시티 나이트라인 회사에서 보다 많은 승객들을 확보하기 위해 다음달 7일까지 오페라 관람권과 열차 티켓을 패키지로 싸게 팔고 있기 때문이다. 뿐만 아니라 이달부터 오는 8월 31일까지는 안락의자칸과 4침대 보통석을 두사람이 이용할 경우, 한사람을 무료로 태워주는 특별할인제도 실시하고 있다. 그러나 시티 나이트라인은 아직 흑자 고지를 넘어서지 못하고 있다. 적자가 극심했던 취리히∼빈 노선은 올들어 폐쇄해 버렸다. 이같은 어려운 여건에도 불구하고 시티 나이트라인 회사측은 자신감에 넘쳐 있다. 어느 정도 궤도에만 오르면 로마, 파리를 잇는 핫라인을 본격 개설하겠다는 것. ○-시티 나이트라인 어떻게 타나 도시와 도시를 이어주는 `환상의 침대열차' 시티 나이트라인은 취리히∼베를린, 취리히∼드레스덴, 쥐리히∼함부르크, 빈∼도르트문트 등 스위스와 독일, 오스트리아 3개국 4개 노선을 매일 밤마다 달리고 있다.최고시속 200㎞. 안락의자는 98달러(이하 미국달러), 4베드 보통석은 130달러, 더블베드 디럭스는 297달러. 우리나라에서 유레일이나 유로패스를 끊어갈 경우 안락의자칸은 13달러, 4베드 보통석은 69달러, 더블베드 디럭스칸은 158달러의 할인가격으로 탈 수 있다. 시티 나이트라인 국내 예약문의는 서울항공여행사 (02)753－858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