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치라이트] 타구단 보다 4배 많아야 되는 이유
기사입력 1997년 04월 15일 14시 53분
대전 시티즌 선수들은 헷갈릴 정도로 많은 종류의 유니폼을 갖고 있다. 대전구단이 선수 1인당 지급한 유니폼은 모두 10벌로 각 유니폼마다 색상과 디자인이 모두 다르다. 보통 많아야 선수 1인당 4∼5 종류의 유니폼을 갖고 있는 타구단에 비해 확실히 많은 수치다. 이는 동아그룹과 계룡건설 충청은행 동양백화점 등 4개의 컨소시엄으로 출발한 구단의 성격을 대변해 주는 것이다. 이들 4개 기업은 홍보비 형식으로 구단 운영비를 출자하고, 대전선수들은 4개 기업의 마크가 새겨진 유니폼을 돌아가면서 입고 경기에 출전한다. 따라서 4개 기업의 로고가 들어간 유니폼을 홈과 어웨이 경기로 구분해 마련하다 보니 기본적으로 8종류가 필요했다. 여기에 구단의 고유명칭인 `대전 시티즌'이라고 쓰여진 유니폼의 홈과 어웨이 2종류를 합해 모두 10종류의 유니폼이 탄생한 것이다. 그러나 이것도 부족한 실정이어서 프런트가 고민에 빠져 있다. 비오는 날 경기가 벌어질 경우에 문제가 발생하는 것이다. 즉 수중전이 열리면 전반전을 끝낸 뒤 젖은 유니폼을 새 것으로 갈아입고 후반에 출전해야 하는데,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현재 보유하고 있는 10종류에 대해 각각 1벌씩을 별도로 준비해야 하는 것이다. 1인당 최소한 20벌은 있어야 되는 셈이다. 대전은 미처 이같은 점에 대비하지 못해 지난 2일 대전 한밭운동장에서 수중전으로 치러진 일화와의 경기때（1대3패）에는 전반에는 `계룡건설 유니폼'을, 그리고 후반에는 `대전 시티즌 유니폼'을 입고 출전해 눈길을 끌었다. 물론 유니폼 색깔만 같을 경우 `계룡건설'이나 `대전 시티즌'이나 문제될 것이 없지만, 컨소시엄 기업측에서 특별한 경우가 아니면 자신들의 로고가 새겨진 유니폼을 입고 전－후반을 뛰어줄 것을 바라는 데서 고민이 뒤따른다. 대전구단은 프로축구연맹 후원사인 （주）로부터 연간 1억원 한도내에서 용품을 무상으로 공급받기로 돼 있어 신청서만 작성하면 유니폼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 그러나 27명에 이르는 선수 1인당 유니폼을 10벌씩이나 더 청구하게 될 경우 다른 용품을 공급받는데 차질이 생길까봐 선뜻 결정을 하지 못한 채 고민만 거듭하고 있는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