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응국] 확실한 '게임 메이커'
기사입력 1997년 04월 15일 14시 51분
롯데 외야수 （31）의 별명은 `호랑나비'.
야구스타일도 별명과 무척 닮은꼴이다.
호랑나비처럼 매년 초여름까지는 훨훨 날다가 찬바람만 불면 방망이가 무뎌진다.
"체력만 뒷받침됐다면 의 타이틀은 대부분 바뀌었을 것"이라는 게 야구인들의 말이다.
개막전을 막 끝낸 올시즌도 의 방망이엔 "신이 내렸다"는 표현이 어울린다.
팀타격 부진으로 팀이 2연패는 했지만 그만은 `독야청청'하다.
9타석서 7차례 진루해 6타수 5안타.
이중 2개는 내야안타고 3개는 외야 좌－중－우로 흩어졌다.
몸쪽 바깥쪽 가릴 것 없이 방망이만 휘둘렀다 하면 안타가 나온다.
작년에도 다르지 않았다.
시즌 2번째 경기서 사이클링히트를 기록했고, 시즌중반까지 최다안타 선두를 다퉜다.
타격（0.321）과 최다안타（143개） 4위로 시즌을 끝냈지만 뒷심만 있었더라면 타이틀 획득도 가능했다.
은 개막을 코앞에 두고 코치들의 애간장을 태웠다.
왼쪽 손목부상→몸살→복통 등 잔병치레를 하자 감독은 "시즌전에 몽땅 아프라"며 화까지 벌컥 냈다.
하지만 시즌이 시작되자 굶주렸다 먹이를 먹는 맹수처럼 돌변했다.
해태 이 `천재'로 불리듯 이 `타고난 야구선수'란 말을 듣는 이유다.
의 부인 최은영씨는 개막을 앞두고 흑염소 한마리를 통째로 한약으로 만들었다.
"올해는 시즌막판에 더 힘을 낼 것"이란 게 최씨의 장담.
야구도 다른 스포츠처럼 게임메이커가 있어야 팀이 상승세를 탄다.
롯데가 2연패를 대수롭지 않게 여기는 것도 게임메이커 이 건재하기 때문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