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경기] 개막전 장외 3점포 '홈런마수걸이'
기사입력 1997년 04월 13일 14시 57분
`30분의 1'을 완성했다. 현대 `미스터 ' （29）가 올시즌 목표인 홈런 30방을 향해 깔끔한 스타트를 끊었다. 12일 개막전에서 홈런 신고를 한 는 경기가 끝난 뒤 발갛게 상기돼 있었다. 하루전까지만 해도 조마조마하던 가슴이 일시에 뻥 뚫리는 감격을 맛본 탓이다. "수술 받은 왼쪽 손목 때문에 제스윙이 될까 걱정 많이 했어요. 물론 홈런은 꿈에도 생각 못했구요." 첫홈런은 오히려 손목을 의식해 힘을 뺐기 때문에 가능했다. 3-0으로 앞선 5회말 2사 1,2루 볼카운트 0_1에서 높은 슬라이더를 가볍게 툭 치자 공이 순식간에 `행방불명' 됐다.
승리를 굳히는 120m짜리 좌월 장외 3점홈런. 1루로 반쯤 달려가다가 홈런을 확인한 는 평소 그답지 않게 어린애처럼 좋아했다. 껑충 뛰며 두번 만세를 부른뒤 다이아몬드를 돌면서도 연신 손을 번쩍 번쩍 치켜들었다. "이제 됐다"는 확신이 들자 기쁨을 주체할 수 없었다. 2회말 가운데 펜스 바로앞까지 날아간 2루타도 역시 슬라이더를 가볍게 받아친 것이었다. 개막전에서 2루타와 홈런으로 3타수 2안타 3타점. 첫술에 배가 탱탱하게 불렀지만 는 결코 만족하지 않는다. "지난 겨울 내내 누가 물어볼 때마다 목표는 홈런 30개라고 얘기했었거든요. 이제 실천하는 일만 남았죠." 특유의 사람 좋은 미소를 짓는 의 올시즌은 어느해보다 기분좋게 시작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