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집] 선경가든
기사입력 1997년 04월 11일 14시 30분
민물장어에도 `블랙 화이트 레드' 3색 구이가 있다는데? 경기도 행주산성 아래 선경가든에서는 3가지 장어구이로 `입맛 궁합'을 맞춘다. 먼저 `블랙' 찜구이. 쪄서 기름을 뺀 장어에 소스를 발라가며 굽는다. 식도락가가 아니더라도 익히 아는 장어구이가 바로 찜구이. 선경가든의 장어소스는 무슨 한약같다. 28가지의 약재와 향료를 넣고 6시간 푹 고은 장어뼈 진국물을 쓴다. 청주를 살짝 쳤지만 조금 느끼하다 싶으면 `화이트' 소금구이로 젓가락을 옮긴다. 양념 소금에 간을 맞춘뒤 다시 소금을 뿌려가며 구웠다 해서 `소금구이'다. `레드' 고추장구이는 태양초 고추장을 살짝 발라 구워 조금 얼큰하다. 느끼한 맛을 중화시키기 때문인지, "징그럽게 장어를 어떻게 먹어"하며 손을 빼던 여자들이 고추장구이만 나오면 젓가락질이 빨라진다. 6∼8인용 회식상에 장어 1관(15만원 안팎)을 시키면 `3색 구이'가 차례로 나온다. 요즘은 양식장어를 쓰지만, 한강에 메기가 올라오는 7∼8월은 진짜 자연산을 맛볼 수 있다. 선경가든 주인 이흥윤씨(52)는 7대째 행주산성 마을을 지켜온 토박이. 보리꽃 필 무렵 황복을 시작으로 잉어, 메기, 쏘가리, 빠가사리를 철따라 낚다가 1년을 보냈던 솜씨로 지금은 매운탕을 끓인다. 매운탕은 3∼4인분 3만5천원. 선경가든은 손님이 올때마다 밥을 새로 지어 누룽지까지 내놓고 있다. (0344)970－883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