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버츠] 꼴지 예상 뒤엎고 PO진출 쾌거
기사입력 1997년 04월 08일 15시 12분
광주 나산 플라망스가 플레이오프 1회전에서 동양에 1승4패를 기록, 플레이오프 준결승 진출에 실패하면서 97프로농구 시즌을 마감했다. 나산의 코칭스태프와 선수들은 7일 동양과의 5차전에서 패해 플레이오프 준결승 티켓의 꿈이 물거품이 되자 아쉬움을 감추지 못했다. 나산선수들은 고개를 떨군 채 코트를 나섰지만 팬들은 아낌없는 박수를 보냈다. 나산은 프로농구 출범전만해도 `꼴찌'로 점찍혔던 팀. 나산은 프로농구 개막 한달여를 앞두고 기업은행팀을 급히 인수, 선수들끼리 손발 한번 제대로 맞춰보지도 못한 채 프로무대에 나섰기 때문에 최하 전력으로 평가됐던 것. 하지만 프로농구의 뚜껑이 열렸을 때 `약체'로 여겨지던 나산은 기아 SBS 등 강팀들도 두려워하는 `공포의 외인구단'으로 돌변하며 정규리그 5위와 플레이오프 진출이라는 `기적'을 낳았다. 이처럼 나산이 프로원년에 강팀으로 부상할 수 있었던 것은 정규리그 득점랭킹 2위의 에릭 이버츠와 `이동 미사일' 김상식의 투혼을 꼽을 수 있다. 용병 가운데 유일한 백인인 이버츠는 성실한 골밑플레이를 바탕으로 정규리그에서 게임당 평균 32.24점을 넣으며 `돌풍의 핵'이 됐다. 또 손가락 부상에도 불구하고 팀이 어려울 때 구원출격한 김상식은 동료와 후배선수들의 귀감이 되면서 팀 분위기를 고조시켰다. 또 승부의 분수령에 긴급투입된 김현국 김용식 등 `식스맨'들의 파이팅 넘친 활약도 팀 전력에 큰 보탬이 됐다. 이와 함께 나산의 돌풍 뒤에는 광주 등 호남지역에 걸쳐 가두방송을 실시하는 프런트의 열과 성을 다한 내조도 돌풍의 원동력이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