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스켓파노라마] 거친행동-욕설 판치는 PO
기사입력 1997년 04월 07일 15시 06분
`불구경'과 `싸움구경'이 가장 볼만한 구경거리라고 했던가. 미국의 4대 메이저 프로스포츠 중 하나인 （）은 경기 자체보다 선수들의 몸싸움에 관중들의 촉각이 곤두서 있다. 지난달 27일 벌어진 디트로이트 레드윙스와 콜로라도 애벌런치의 대결은 이같은 관중들의 욕구를 해소시켜 주기에 충분했다. 시작부터 티격태격하더니 1피리어드가 끝날 무렵엔 12명 선수 전원이 엉겨붙었고 빙판엔 선혈이 낭자했다. 관중들은 오랜만에 벌어진 패싸움에 열광하며 입장료가 아깝지 않다는 표정이었다. 요즘 한국프로농구도 플레이오프에 접어들면서 열기를 더해가고 있다. 하지만 그 열기가 지나쳐 에서나 볼 수 있는 난장판이 벌어지지 않는다고 장담할 수 없을 만큼 팽팽한 긴장감이 감돈다. 지난 5일 목포에서 벌어진 나산－동양전서는 경기가 끝난 뒤 나산 이민형과 동양 로이 해먼즈가 주먹다툼으로 비화될 뻔한 위기상황을 연출했다. 또 이날 동양 토니 매디슨은 비공식 인터뷰를 하던 모 방송 기자에게 거침없이 욕을 내뱉어 물의를 빚기도 했다. 2일 대구경기서는 3쿼터 도중 벤치에 앉아있던 동양 정재훈이 동양 벤치 앞을 지나가던 나산 김현국의 발을 걸어 경기가 중단됐다. 같은 날 원주에서 벌어진 나래－대우전서는 대우선수들이 경기가 끝난 뒤 기록석에 몰려가 난동을 부렸고 대우 구장환은 입에 담을 수 없는 욕설을 기록원들에게 퍼부었다. 원년리그 챔피언이 걸려있다지만 이정도라면 `이상과열' 징후가 뚜렷하다. 코트에 나서는 선수들이야 순간적으로 흥분할 수 있다지만 늘 냉정을 잃지 않아야 하는 지도자들까지 부화뇌동하고 있어 더 큰 문제다. 농구와 아이스하키는 다르다. 농구팬들은 싸움구경을 위해 농구코트를 찾는 것이 아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