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천 포천리] 마을수호 느티나무 살려주세요
기사입력 1997년 04월 04일 15시 54분
식목일을 앞두고 충북 제천시 금성면 포전리 주민들이 깊은 실의에 빠졌다. 수백년간 마을을 지켜온 느티나무가 사라지게 될 위기에 놓였기 때문이다. 마을 일대에 중앙고속도로 건설공사가 진행되면서 느티나무 자리가 도로에 포함돼 이 나무가 곧 사라질 위기에 놓인 것. 600년된 이 나무가 풍성하면 그 해 풍년이 들거나 마을에 갖가지 경사가 찾아왔다. 반면 나무가 병들거나 나무가 심어진 금수산 자락에서 울음같은 이상한 소리가 나면 주민들이 화를 당하는 등 마을에 재앙이 생기기 일쑤였다. 이에따라 주민들은 수백년 동안 이 나무를 마을의 수호신으로 여기고 매년 겨울 나무에 고사를 지내는 등 정성을 다해 왔다. 마을 50여가구 150여명의 주민들은 느티나무가 사라질 경우 마을에 재앙이 생길 것을 우려, 최근 와 시공업체 등에 나무보존을 요구하는 진정서를 제출하는 등 나무를 지키는데 부심하고 있지만, 뚜렷한 방안을 찾지 못하고 있다. 이 마을 이장 장춘봉씨（42）는 "600년 동안 마을을 지켜 왔던 이 나무를 없앨 수는 없는 일"이라며 "자연보호 차원에서도 느티나무를 살릴 수 있는 방안이 마련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