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 세계역사를 뒤바꾼 사람들 먹거리 다툼
기사입력 1997년 04월 04일 15시 44분
`인간을 지배한 음식 21가지'(예문)는 먹거리를 둘러싼 흥미로운 이야기를 담아낸 책이다. 먹거리를 향한 인간의 욕망은 세계사의 연대표 곳곳에 발자국을 남겨놓고 있다. 소금은 지배자의 착취수단이었다. 프랑스의 소금세는 프랑스혁명의 원인 가운데 하나였으며, 당나라의 소금전매제 또한 `황소의 난'이 일어나게 한 원인이 되었다. 샐러리맨은 `소금 타는 사람'이다. 소금은 라틴어로 살라리움. 로마제정시대 때 관리나 군인들이 급료를 소금으로 지급받은데서 유래한다. 유럽인들은 돼지고기의 부패를 막고 입맛을 돋우기 위한 향신료를 구하기 위해 대항해 시대를 열었다. 식민지 건설등 세계사에 악취를 풍기게한 원인 가운데는 이렇게 향신료가 한몫하고 있는 것이다. 아이스크림은 중국에서 시작됐다. 남송 때 시인 양만리의 시구에는 `빙락'이라는 말이 나온다. `빙락은 기름덩어리가 같으니 먹어보면 시원하고 맛이 있네. 빨리 먹지 않으면 햇빛에 놓인 봄눈처럼 곧 녹아버리네.' 이 빙락의 제조법을 마르코폴로가 배워 이탈리아 왕실에 가르쳐준 뒤 유럽에 퍼지게 되었다. 이밖에 이 책은 `사시미'가 중국에서 이미 3천년전 시작됐다거나, 영어의 lady가 `보릿가루를 반죽하는 사람'이었다는 등의 흥미로운 이야기들을 독자에게 전해준다. 저자는 일본 국립큐슈대 동양사박사 출신인 김승일씨(4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