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희철] 불붙은 화력앞에 나산수비 '쩔쩔'
기사입력 1997년 04월 03일 15시 04분
（） 코트를 찾는 미국인들은 "마이클 조던이 공중에 뜬 채 맥도널드 햄버거 한 개를 까먹고 내려오는 것을 구경하기 위해 농구코트에 온다"고 말한다. （24．동양）이 수비수를 등진 채 "퉁 퉁" 드리블을 치고있다. 그리고 돌아서며 솟아오른다. 수비수의 블로킹에 비해 한뼘 정도 타점이 높은 곳에서 던지는 그의 슛은 어김없이 바스켓에 파문을 일으킨다. 대구팬들은 의 그런 깔끔한 실루엣을 보기 위해 농구코트를 찾는다. 용병들에게 "한국선수 중 누구의 플레이가 가장 돋보이냐"고 물으면 대부분 서슴없이 ""이라고 답한다. 놀라운 탄력과 깨끗한 경기 매너에 본토 농구를 배운 이방인들도 찬사를 아끼지 않을 정도다. 그런 그가 플레이오프 들어서면서 슬럼프 기미를 보였다. 1일 나산과의 플레이오프 1회전 첫경기. 이 농구볼을 잡은 이후 가장 부끄러운 경기였다. 그는 2쿼터 시작하자마자 3반칙에 걸려 일찌감치 벤치에 나앉아야 했고 경기종료 직전 다시 코트에 나섰지만 이렇다할 활약을 보여주지 못했다. 2일 2차전서도 그런 징크스가 이어지는 듯했다. 2쿼터 8분쯤에야 첫득점을 올렸고 중 왼쪽 발목까지 부상, "이젠 도 끝났군"이라는 안타까운 소리도 들렸다. 그러나 3쿼터 중반, 그는 홀연히 코트에 다시 나타났고 연속 9득점을 터뜨리며 역전의 발판을 마련했다. 일단 불붙은 그의 슛을 나산의 수비수들이 저지하기엔 이미 역부족이었다. 국내선수로는 유일하게 원년 프로농구 정규리그 득점랭킹 10걸에 명함을 내민 . 이제 그는 사과와 함께 대구가 자랑하는 명물（名物）임에 틀림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