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 '그시절 나는...' 기억속의 비망록
기사입력 1997년 03월 31일 14시 49분
옛날얘기를 들려주는 다양한 형식의 책들이 쏟아져나오고 있다. 개인적 삶의 기록도 있고, 당시의 사회상을 전해주는 기록도 있다.
한길사 대표인 김언호씨가 펴낸 `책의 탄생 Ⅰ,Ⅱ'(한길사)는 시대의 격랑을 헤쳐나온 한 출판인의 기록이다. Ⅰ권은 85∼87년에 걸친 김씨의 일기. 개인일기지만 당대 지성인사회의 여러 단면들을 보여주는 소중한 기록이기도 하다.
Ⅱ권은 80년대초반부터 90년대중반에 걸쳐 출판된 여러 스테디셀러와 한길사의 주요기획물에 대한 김씨의 견해와 평가, 책읽기를 기록한 책.
김씨는 "당시 출판을 위해 각계각층의 필자들을 만나 얘기를 나누면서 언젠가 정신사적으로 귀한 자산이 되리라 믿고 기록하기 시작했다"고 밝혔다.
박이문교수가 내놓은 `다시 찾은 '(당대)는 독자에게 50년대중반∼60년대후반의 이야기를 들려준다. 박교수가 프랑스 유학시절 `사상계'에 기고했던 문학적－철학적 탐구의 원고들.
이제 백발이 성성한 박교수는 "미숙하나마 젊고 지적 정열에 불탔던 시기에 쓴 글이지만 당시의 체취를 느낄 수 있고, 동년배들에게는 당시의 낭만과 고통을 떠올릴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해 출간하게 됐다"고 밝혔다.
`신문인생 40년'(춘강)은 홍원기씨의 신문인생을 회고한 책.
신문배달부터 시작해서 소년사원, 신문기자, 광고부장, 업무국장, 판매이사에 이르는 긴세월을 회고하고 있는 이 책은 옛날 신문사의 풍경을 보여주고 있어 흥미롭다.
변호사가 내놓은 `새로운 사일구'(김영사)는 60년 당시 대학생이었던 그가 출판했던 4.19기록문 `기적과 환상'을 복원, 재편집한 책이며, 의원이 쓴 자전에세이 `신부와 벽돌공'(비전21)은 민주화투쟁에 앞장섰던 한 청년이
청계천 판자촌과 인연을 맺으면서 빈민운동가로 변신하는 과정을 진솔하게 보여주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