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동렬] 자랑스런 한국인
기사입력 1997년 03월 30일 14시 49분
한국혼으로 던진다. 주니치 （34）이 올시즌에야말로 `극일（克日）'을 이룰 결의에 불타고 있다. 은 31일 오전 나고야시내에 있는 아쓰다신궁 참배식에 작년에 이어 참석하지 않는다. 어찌보면 한국인 로서 당연한 일일지도 모르지만 그 의미는 결코 작지 않다. 현재 일본에서 가장 유명한 한국인 가운데 한사람으로 일거수 일투족이 관심의 초점이 되기 때문이다. 게다가 정신적 요람이라고 할 수 있는 신사에 참배하는 것은 중요한 일을 앞두고 일본 국민들이 반드시 치르는 예식이다. 일본 프로야구 팀들도 해마다 시즌 개막을 앞두고 신사를 찾아 우승을 기원한다. 일본 선수들이 신사에서 올시즌 좋은 성적을 위해 기도할 때 은 대신 올시즌 명예회복을 성원하는 고국팬들의 열망을 신앙으로 삼는다. 이러한 기대에 부응하기 위한 자신감도 새록새록 피어나고 있다. 다음달 4일 개막전을 앞두고 구위가 전성기때와 같이 살아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지난 29일에는 개막 3연전 상대인 요코하마와의 나고야돔 개장기념 토너먼트 준결승에서 3－1로 앞선 9회 등판, 3타자 연속삼진을 솎아내며 4세이브를 올려 더욱 자신감이 솟구친다. 스프링트레이닝에서 가장 큰 문제점이었던 주자있을 때의 퀵모션도 안정됐고, 150㎞의 직구 최고시속을 기록해 시즌중에는 지난 95년 기록했던 155㎞의 광속구를 재현할 태세다. 개막전 `－5'. 부활의 카운트다운에 들어간 은 한국팬들에게 명예회복을, 나고야팬들에게는 주니치 우승의 일등공신이 될 것을 굳게 약속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