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性클리닉] 정력제로 좋은 고래 침 '용연향'
기사입력 1997년 03월 29일 16시 16분
새나 가축, 생선, 어란, 달팽이, 메뚜기 등 갖가지 고기를 햇볕에 말려서 곱게 빻아 좋은 술에 담그고 여기에 조로 만든 누룩과 소금을 넣고 잘 섞은 뒤 항아리에 넣어 밀폐하여 100일동안 어두운 곳에서 발효시킨 것을 `해'라 한다. 재료가 해와 같으나 청매즙을 넣어 신맛을 내게 한 것은 `혜'라 한다. 중국에서는 고기나 채소를 삶아서 해나 혜에 찍어 먹었는데 말하자면 오늘날의 간장이나 소스 구실을 한 것이다. 해와 혜는 모두 훌륭한 정력제로 쓰이기도 했다. 말린 고기를 찍어 먹던 `왕개미알해'나 두 눈이 다 몸의 한쪽에 몰려 있는 가자미로 만든 `접어해'도 정력제다. `원숭이입술해', 제비꼬리 위에 붙은 덩이고기로 담근 `연미육해', 양자강의 상어알로 만든 `산초어해', 관수의 비어로 담근 `비어해', 동정호의 돌고래로 담근 `박어해', 위급할 때는 죽은 시늉을 하다가 발딱 일어나 달릴 때는 엄청나게 힘이 넘친다는 오소리로 담근 `환돈해', 오소리나 여우와도 동거하며 음흉하고 능청을 잘 떤다는 너구리로 담근 `산달해' 등이 모두 이름난 정력제들이다.
그러나 뭐니뭐니해도 가장 구하기 쉽고 싸며 맛도 좋은 해는 메뚜기로 담근 `부종해'다. 옛날보다 메뚜기가 귀해져 건재약국에서 구하기 어렵다면 자신이 직접 잡아 써 볼 만하다. 메뚜기는 일찍부터 어린이의 경기, 백일해, 소화불량 등에 이용되어 왔으며 구황식품이었고 정력제였다. 부종해를 담글 때는 뒷다리가 발달하여 잘 뛰고 뒷다리와 날개를 비벼 소리를 내는 수놈 메뚜기를 쓴다. 다른 해와 마찬가지로 잘 말려서 가루 내어 술에 담그고 여기에 조로 만든 누룩과 소금을 섞은 뒤 항아리에 넣고 밀봉해서 익히면 된다. 돌고래로 담근 `박어해'도 훌륭한 정력제지만 고래의 침 역시 정력제로 손색이 없다. 이를 `용연향'이라 하는데, 사실은 고래의 침이 아니고 고래가 통째로 삼킨 오징어 수천마리의 딱딱한 주둥이가 소화되지 못하고 소화불량을 일으켜 생긴 물질이다. 용연향은 향기가 대단하다. 물에 떠 있던 용연향이 햇볕이나 공기에 드러나면 그 빛깔이 연해지면서 독특한 향기를 뿜게 되는데, 이를 사랑의 묘약으로 애용했다고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