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공화국] 내부의 적 (10)
기사입력 1997년 03월 23일 15시 39분
털보파 두목 떠버리가 해골파 보스 천하의 가슴을 누르고 다음 공격을 노리는 동안 옆에서는 졸개들이 싸움에 한창이었다.두목끼리의 대결에서는 천하가 밀리고 있었지만 해골파 조직원 한라와 백두는 털보파의 무쇠와 설악을 매섭게 몰아쳤다.한라와 백두는 처음 호랑이와 합사때만 해도 비교적 약한 축에 들었지만 천하가 대권을 잡은 뒤 자신감을 바탕으로 무섭게 자라나 이제는 어느 조직원과 맞붙어도 결코 뒤지지 않는 투가가 됐다.설악을 맡았던 한라는 설악이 도망치자 고전하고 있는 두목 천하를 돕기 위해 더버리를 공격했다.떠버리는 그때까지 유리한 위치를 잡아놓고도 천하의 완강한 저항 떄문에 다음 공격 수슨을 찾지 못한 채 전전긍긍하고 있었다.한하는 떠버리의 등을 앞발로 찍고 목덜미에 이빨을 들이댔다.뜻밖의 공격을 받은 떠버리는 몸을 돌리며 오른발로 한라를 밀쳤다.투지만 좋을 뿐 아직 어린 한라는 사파리 최고의 파워를 자랑하는 떠버리의 힘에 밀려 저만치 나가떨어졌다.떠버리는 천하를 놔두고 이번에는 한라를 덮쳤다.무엇보다도 체금에서 뒤지는 한라는 떠버리에게 가슴을 밟히고 앞발을 물린 채 꼼짝못하고 있었다.한라의 도움으로 겨우 일어선 천하는 몸을 추스르자마자 떠버리에게 몸을 날렸다.천하가 뒷목을 물고늘어지자 더버리는 이를 뗴어내기 위해 몸을 흔들며 앞발을 내저었지만 허공을 가를 뿐이었다.떠버리가 움직일 때마다 뒷발을 껑충껑충 뛰며 등에 바짝 붙는 천하의 모습은 아프리카 초원에서 물소를 사냥하는 사자와 다를 게 없었다.천하는 비록 떠버리보다는 2살이나 어리지만 한때 사파리의 왕을 지낸 관록이 붙어있었다.더버리가 고통에 겨워하며 더욱 힘이 붙은 펀치를 날렸지만 천하는 그때마다 요리조리 피하며 집요하게 뒷목을 물고늘어졌다.바로 그때 넘어져있던 한라가 일어나 떠버리의 가슴을 노리고 달려들었다.싸움은 이제 2대1로 번진 셈이 됐다.그러나 떠버리도 만만치 않았다.떠보리는 앞에서 덤비는 한라를 다시 한방에 쓰러뜨린 뒤 그 탄력으로 천하마저 떼어냈다.천하의 송곳니가 박혀있던 떠버리의 뒷목에서는 어느새 뻘건 피가 흐르고 있었다.천하와 한라, 그리고 떠버리는 그동안의 접전 때문에 지쳐 서로를 노려보며 거친 숨을 몰아쉬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