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글라이딩] 푸른 하늘 절반은 여성의 몫
기사입력 1997년 03월 22일 14시 52분
`남자는 노, 여자만 예스.' 국내 유일의 여성 행글라이딩 지도자인 한수정씨（26）가 `행글라이딩 여성군단'을 만들었다. 금남지대인 `늘하늘 항공스포츠클럽'. 국내 처음으로 여성이 여성만을 위해 결성한 행글라이딩클럽이다. "하늘을 마음껏 누비는 활공의 재미는 역시 행글라이딩입니다. 지금까지는 남자들이 가냘픈 여자가 혹 다치기라도 하면 어쩌느냐고 접근을 꺼렸지만, 푸른 하늘의 절반은 우리 여성들의 몫입니다." 그러나 국내 20여년 행글라이딩 역사에 여성 파일럿 숫자는 겨우 3명. 늘하늘클럽 한수정 회장은 그래도 늦지 않았다고 말한다. 올해 첫 여성 공군사관생도가 생겨났듯, 신세대 여성들이 부쩍 늘어날 것으로 자신한다. 그래서 클럽 사무실도 힘찬 여성들이 북적거리는 명동 한복판 소공동 지하상가에 잡았다. "제1기 초보 여성들을 모집합니다. 첫 출정식은 23일입니다." 늘하늘클럽은 이날 광주군 매산리 종합활공장으로 달려가 남자들의 수많은 눈을 휘둥그렇게 만들어줄 계획이다. 한 회장은 `여자가 어떻게 행글라이딩을…'하고 지레 겁을 먹는 여성들에게 먼저 자신의 몸매를 말해준다. 키 1m58에 몸무게 40㎏. 여고 3학년이던 8년전 항공스포츠에 입문할 때와 같으며 체격조건은 절대 걸림돌이 아니라고 말한다. 문제는 자신감. 한 회장은 지난 1월 국내 첫 홍일점으로 참가한 97프레월드행글라이딩대회（호주）에서 외국 여성들이 남성들과 당당히 겨뤄 중상위권에 오르는 모습에 감동했다. 한 회장은 여성 회원들에게 두가지를 더 약속했다. 행글라이딩을 익히고 나면 요즘 새롭게 떠오른 초경량항공기까지 가르쳐주기로 한 것. 패러글라이딩도 아예 기초과목으로 포함시켰다. "이왕 하는 건데 3대 항공스포츠를 모조리 섭렵해야지요." 국내 종합활공스쿨의 대명사격인 날개클럽에서 교관을 지내다 지난해 독립한 한 회장은 3대 종목의 자격증을 모두 보유한 유일의 여성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