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정안] 캠퍼스 생활 신나요
기사입력 1997년 03월 13일 14시 39분
"대학에 들어가면 뭐든 다 좋을줄 알았는데…." 연극영화과에 입학한 채정안의 대학생활은 고난의 연속으로 시작했다. 서슬이 시퍼런 선배들의 `감시'속에서 연극영화과의 전통대로 오전 8시까지 등교해 화장실과 소극장을 샅샅이 청소하는게 하루 일과의 시작. 동기생중 HOT의 토니(안승우)를 비롯해 스타들이 즐비하지만 예외는 없다. "서울에 있는 동안은 하루도 빠진 적이 없어요. 또 매일 검사를 받아서 청소 성과가 좋으면 선배님들이 아침을 사 주시거든요." 그 아침이래야 학교 구내식당의 백반이지만 그래도 꿀맛. 1년 재수끝에 들어간 학교라 더욱 애착이 간다. 악명높던 `술 신고식'에도 상당히 겁을 먹었지만 무사히 넘어갔다. 이유는 "초반엔 좀 마셨는데 나중엔 선배들끼리 너무 심하게 술을 마시더라구요. 저희는 그냥 구경만 했어요." 입학후 달라진 점이라면 그동안 별 관심 없었던 코디네이션에도 어느정도 눈을 떴다는 것. 출연중인 `생방송 TV가요 20'의 순위 소개 VJ가 큰 역할을 했다. "11위부터 20위까지 노래 10곡을 소개하니까 한번 녹화때마다 옷을 10번은 갈아입어야 하죠. 그러다 보니 옷 보는 눈이 절로 늘더라구요." 최신 유행인 촌스러운(?) 패션도 제대로 소화해낼수 있게 됐다는 얘기. 자신이 CF 모델인 `INVU'의 옷 보다는 직접 남대문에 쇼핑 나가 치장하는 재미가 더욱 쏠쏠하다. `생방송 TV가요 20'이외의 방송 일은 당분간 쉴 예정. 쇼 프로그램의 섭외는 셀 수 없이 들어왔지만 모두 완곡하게 거절했다. "연기력이 좀 미숙하더라도 더 배워서 처음부터 드라마로 승부하고 싶어요. 한가지 일에서 인정을 받지 못하면 다른 일에서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하거든요." 지금껏 실수도 많았지만 이제는 함부로 나서지 않겠다는 채정안의 눈에 제법 어른스런 빛이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