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심] 슬럼프는 끝났다
기사입력 1997년 03월 12일 15시 05분
"올해에는 나의 진면목을 보여주겠다." 국내 유일의 중동권 용병인 안양 LG의 압바스 자심（24．MF．이라크）이 오는 22일 개막되는 아디다스컵 프로축구대회를 손꼽아 기다리고 있다. 지난시즌과 확실하게 달라진 모습을 보여주겠다는 각오에서다. 이라크 국가대표 출신으로서의 자존심을 세우기 위해서라도 계약기간 마지막 해인 97년을 어설프게 보낼 수 없다는 게 그의 출사표. 자신감도 넘쳐있다. 무엇보다 겨울나기를 통해 한국음식에 대한 적응을 마쳤기 때문이다. 사실 자심에게는 지난해초 한국땅을 밟은 이후 `음식'이 가장 큰 고민거리였다. 독실한 회교도인 그로서는 회교율법에 따라 정해진 음식만을 먹어야 했기 때문. 그래서 한국음식과는 `담'을 쌓고 숙소에서 자취생활을 했던 자심이다. 자연히 먹는 게 부실해져 한국에 온지 몇개월 지나지 않아 체력에 문제가 발생, 지난해 후기리그때는 극심한 침체의 늪에 빠져들었다. 전기리그때만 해도 14경기 출전에 3골－3어시스트를 기록하며 훨훨 날았던 자심은 후기리그들어 체력저하로 흔들리기 시작, 공격포인트 `0'의 나락으로 떨어진 것. 때문에 구단에선 한때 그를 계약기간에 앞서 중도귀국시킬 것을 고려하기도 했다. 자심으로선 선수생활의 최대위기를 맞았던 것이다. 자심은 시즌을 마친 뒤 중대 결심을 했다. 한국에 있는 동안 잠시 종교문제를 접어두기로 한 것. 자심은 이같은 결심에 따라 지난 겨울 자취생활을 청산하고 동료들과 함께 닥치는 대로 한국음식을 먹기 시작했고 이제는 자신감을 되찾았다. 이라크 대표팀시절 `컴퓨터 게임메이커'로 통했던 자심은 "한국축구의 속성도 어느정도 파악했고 체력문제도 해결된 만큼 올시즌에는 한국팬들에게 멋진 플레이를 보여줄 자신있다"고 포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