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스포츠] 젖은 운동복 뒤로 '흐르는 온정'
기사입력 1997년 03월 11일 14시 58분
최근 미국 남부 오렌지카운티의 어반인에서는 `인텐스 시티(Intense City)'라는 단체의 발족식이 있었다. 이 자리에는 현역은 물론 전직 프로 스포츠맨들이 다수 참석했다. 애너하임 에인절스의 `조막손 투수' 짐 애보트와 좌완 마크 랭스턴, 의 1루수 JT스노, 밀워키 브루어스의 외야수 마크 뉴필드, 필라델피아 필리스의 내야수 랙스 허들러 등 10여명이 눈길을 끌었다. 이들은 발족식 행사가 끝난뒤 20명의 불우 아동들과 함께 어울리며 즐거운 시간도 보냈다. 대부분 오랜지카운티 인근의 빈촌인 산타야타 지역 결손가정에서 자라난 이들 아동은 가끔씩 TV에서나 볼 수 있었던 스타플레이어들을 직접 만났다는 사실 하나만으로도 무척이나 즐거운 표정들이었다. 처음 문을 연 인텐스 시티 체육관에서 의 내로라하는 톱스타들과 어울린 어린이들은 평소의 찌들고 지친 표정을 훨훨 털어버렸다. 불우한 어린 시절을 보냈던 렉스 허들러는 어린이들에게 "이 세상에는 여러분들을 행복하게 해줄 수 있는 것들이 아주 많다. 하지만 그것은 여러분들이 스스로 노력해서 얻어야 한다"며 의미있는 말을 해주었다. 물론 미국에도 `어글리 스포츠맨'들은 있다. 상대편 선수의 사타구니를 때리고 카메라맨을 걷어찬 농구선수 데니스 로드먼( )이나 기자들에게 볼을 집어던지고 도박까지 해 중징계의 위기에 처한 의 알버트 벨 등은 대표적인 `어글리 스포츠맨'들이다. 하지만 자극적이고 센세이셔널한 것을 지향하는 언론의 속성탓에 각광을 받지 못하는 `선한 스포츠맨'들은 이들보다 훨씬 많다. 프로농구()와 에서 활약하고 있는 간판스타들이 마약에 대한 조기교육을 시키는 `Just Say No' 광고에 무료로 출연해 유머스러운 표현으로 마약복용의 위험을 일깨워준다. 그런가 하면 미국프로골프협회는 매년 수익금가운데 수백만달러를 아동병원이나 암퇴치센터 그리고 연구소 등에 기부한다. 이렇듯 `어물전 망신을 시키는 일부 꼴뚜기'들을 제외하곤 대다수의 스포츠맨들은 일반인들의 시선이 닿지 않는 곳에서 자신들보다 `못한 이웃'들을 위해 힘을 쏟고 있는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