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파] 한달여만에 방송순위 1위점령
기사입력 1997년 03월 10일 14시 21분
양파 1. 백합과의 이년초. 지중해 연안이 원산지인 채소의 한가지. 잎은 가늘고 길며 속이 빈 파 모양. 맛이 맵고 향기가 독특함.
양파 2. 18세. 본명 이은진. 1m62의 키에 48㎏의 체격. 탄탄한 음악적 재능과 깜찍한 외모로 10대들의 우상이 되고 있음.
신인가수 양파의 인기가 매섭다.
`애송이의 사랑'이란 곡으로 첫선을 보인 지 한달여.
음반 판매량, 라디오 방송 횟수, 공중파 가요순위프로 모두 1위를 다투고 있다. 공개방송 녹화장에선 오빠부대들의 괴성 대신 `양파야∼'를 외치는 친근한 목소리의 또래집단들이 진을 친다.
"여자친구들이 오히려 많이 좋아하는 것 같아요. 여지껏 10대 여가수는 드물었기 때문이 아닌가 싶어요. 저를 통해 대리만족을 느낀다는 친구들도 많구요."
예기치 못한 엄청난 반응에 얼떨떨하지만 기분좋은 일임엔 틀림없다.
폭주하는 스케줄로 학교생활(중경고3)에 충실하지 못한 것만 빼고 말이다.
꼬마적부터 음악인이 되고 싶었다. 초등학교 시절 휘트니 휴스턴 노래를 무작정 따라 불렀다. 중학교 3학년 때였다. 친척아저씨를 따라 놀러간 스튜디오에서 느닷없이 오디션을 받았다.
실력이 많이 부족하다는 자괴감에 고집스럽게 2년동안 혼자 연습했다.
그리고 지난해, 여름방학을 틈타 미국 LA로 앨범 녹음작업을 떠났다. 짧은 기간이었지만 현지인들과 함께 한 LA에서의 작업은 정통 솔음악에 대한 열망을 조금이나마 채워주었다.
그 결과가 `애송이의 사랑' `포에버 위드 유' `괜찮아' `뱀파이어' 등 데뷔음반 수록곡이다.
그리고 지난달 1일 MBC `생방송 인기가요 베스트 50' 출연. 양파껍질을 벗기듯 하나하나 가능성을 보여주고픈 마음에서 지은 예명 양파는 많은 화제를 낳았다. `생강, 고구마에 이젠 양파까지', `피망 쪽파 고추도 나오겠군'.
뿐만 아니다. 머라이어 캐리나 휘트니 휴스턴, 브랜디의 팝송을 몇차례 선보였더니 당장 `짙은 가창력의 소유자'라는 닉네임이 따라 붙었다.
그러나 아직 멀었다. 무수한 실수가 애교로 감싸지는 것도 다 고등학생이라는 신분 때문일 게다. 연습도 더 많이 해야 하고 `애송이'티를 벗지 못한 무대매너도 몸에 착 붙게 만들어야 한다.
`애송이의 사랑' 다음에는 `괜찮아'를 올릴 예정이다. 1, 2년 하고 그만 둘 음악이 아니므로 한창 가속이 붙은 활동에 템포를 조금 줄이는 것도 괜찮을 듯싶다.
성적이 떨어져 걱정이다. 무역학도나 외교학도가 된다면 97년 목표는 완전히 이루는 셈인데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