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찬호] 97메이저리그 태풍
기사입력 1997년 03월 09일 15시 17분
`97년은 의 해가 될 가능성이 큽니다.' 9일（한국시간） 플로리다의 다저 타운에서 만난 ＬＡ 다저스의 전설적인 왼손 투수 샌디 쿠팩스（61）씨는 아들뻘의 팀후배 （24）가 메이저리그를 호령할 자질을 타고난 투수라고 극찬했다. 올 스프링 트레이닝에서 의 변신에 가장 큰 도움을 준 사람은 다름아닌 쿠팩스. 60년대 다저스의 에이스였던 쿠팩스는 의 와인드업 자세에서 결함을 발견하고 이를 바로 잡아주었다. 왼발 킥이 너무 안쪽으로 들어가는 것을 고치고 오른쪽 축을 흔들리지 않게 하는 법 등을 지도했다. 는 이를 곧바로 받아들여 바깥쪽 직구의 제구력이 몰라보게 좋아졌고 커브도 훨씬 던지기가 쉬워졌다. 는 "쿠팩스의 지적이 신기할 정도로 머리에 들어와 완전히 나의 것으로 만들었다"며 기뻐하고 있다. 쿠팩스는 왼손잡이 강속구 투수의 대명사로 63년과 65∼66년 3차례에 걸쳐 사이영상을 수상했고, 노히트 노런 4번에 62년부터는 5년 연속 내셔널리그 방어율 왕에 오른 화려한 경력의 소유자. 4년전 처음 를 대한 이래 계속 지켜봤다는 쿠팩스는 "강인한 어깨와 강속구, 신장과 몸무게, 그리고 신인 시절 제구력이 부족한 것까지 나를 닮았다"며 환한 웃음을 지었다. 지난 2년간 계속 를 지켜보기만 하던 쿠팩스는 올 스프링 트레이닝에서는 드디어 가 궤도에 오를 단계까지 왔다고 판단, 직접 지도에 나선 것. 그는 "찬호는 너무도 좋은 어깨를 타고났다. 성실한 태도와 정신 자세도 좋아 분명히 10승대 투수로 성장할 것"이라고 자신있게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