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광석] 동에 번쩍 서에 번쩍
기사입력 1997년 03월 07일 14시 48분
프로축구 대우 이차만 감독의 입이 함지박만 해졌다. 상무에서 돌아온 예비역 병장 정광석（鄭光錫．27．MF）이 펄펄 날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달 6일 군복을 벗고 팀에 복귀한 정광석은 28일 중국 청도 전홍팀과의 친선경기에 수비형 미드필더로 나서 그라운드를 휘저으며 팀의 3대1 승리를 견인했다. 득점과 어시스트를 기록하지 못해 기록상 나타난 성적은 없었지만 눈에 보이지 않는 그의 활약에 이차만 감독은 만족감을 표시했다. 1m76, 70㎏의 탄탄한 체격을 가진 정광석은 프로 입단전까지만 해도 이름께나 날린 스타였다. 동북고－성균관대 시절에는 청소년대표－올림픽대표를 두루 거치며 축구선수로는 엘리트 코스를 순탄하게 걸어왔다. 올림픽 대표시절 독일 출신이었던 크라머 총감독이 "한국에도 이런 선수가 있느냐"고 말했을 정도로 정광석의 재질은 수준급이다. 그러나 정광석은 92년 드래프트 1순위로 대우 유니폼을 입었지만 프로에선 크게 빛을 내지 못했다. 그래서 94년 10월 군입대를 자처했고 2년여의 군생활을 마치고 지난달 성숙한 모습으로 복귀한 것. "지난 2년 동안 진정한 프로가 무엇인지를 뼈저리게 느꼈다"는 정광석은 "신인 자세로 팀의 축구명가 재건에 앞장 서겠다"고 말했다. 지난 91년 프로축구 사상 처음으로 3번째 우승을 거머쥔 뒤 내리 5년 동안 하위권을 맴돌던 대우가 올시즌 통산 4번째 우승에 강한 집념을 보이고 있는 것도 정광석의 복귀가 큰힘이 되고 있기 때문이다. 정광석의 복귀로 자리다툼을 벌여야 하는 노장 김주성과 지난해 신인왕 후보 김재영은 벌써부터 잔뜩 긴장한 눈치다. 이차만 감독은 "광석이는 스위퍼, 수비형 미드필더 어디에 내놔도 제몫을 하는 선수이기 때문에 팀전력에 상당한 보탬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