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중훈] 날 복제라도 해얄까봐
기사입력 1997년 03월 07일 14시 31분
톱스타 이 호주의 아름다운 항구도시 시드니에서 `두 얼굴의 사나이'로 동분서주하고 있다. 호주 올로케이션으로 촬영중인 코믹액션영화 `현상수배'(정흥순감독－시네2000제작)에서 은 할리우드 스타를 꿈꾸는 연기지망생 제이라는 인물과 차이나타운 조직의 보스인 써니 등 1인 2역을 맡아 종횡무진 활약하고 있는 것. 지난 달부터 촬영을 시작해 불과 한달여만에 80%의 공정을 나타내고 있는 `쾌속촬영'의 일등공신도 단연 . 발랄하고 코믹한 이미지의 제이와 예리하면서도 거만한 써니의 캐릭터를 자유자재로 오갈 수 있는 `걸출한 배우' 이 버텨주기 때문이라는 게 정흥순 감독의 배경설명이다. 실제로 은 흡사한 외모로 인해 경찰과 갱조직에서 서로 이용하려 덤벼드는 드라마 속에서 혼자서 `북치고 장구치는' 독무대를 펼쳐내고 있다. 연기지망생 제이가 호주판 `경찰청 사람들'이라 할 수 있는 TV프로그램(Public Enemy)에 출연했을 때, 이를 본 써니가 자신과 똑같은 외모의 제이를 잡아오라는 명령을 내리면서 엎치락뒤치락 코믹액션 드라마가 시작된다. 나중에는 `제이로 변장한 써니'와 `써니로 변장한 제이'의 캐릭터까지 표출, 모두 1인 4역의 임무를 떠맡고 있다. 이를 위해 은 제이로 나설 때는 티셔츠에 청바지 차림의 수수한 스타일을 갖추는 반면 써니로 카메라 앞에 설 때는 짙은 눈썹과 강한 눈에 포인트를 주고 `올백'의 헤어스타일에 고급 정장슈트 차림으로 분장한다. 이 두 가지의 분장을 하루에도 열번 이상씩 바꿔가면서 `순발력'을 과시하는 을 두고 호주의 스태프들도 "동양인답지 않은 유머감각과 순발력이 놀라운 타고난 배우"라는 찬사를 아끼지 않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