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병규] LG 2번타자
기사입력 1997년 03월 06일 15시 40분
LG 이병규（23）가 올시즌 쌍둥이 타선의 2번을 맡는다. 그동안 빠른 발과 한방을 두루 갖춘 이병규를 두고 1번부터 2번, 3번, 5번까지 요리조리 타순을 돌려보던 천보성감독은 최근 이병규를 2번에 못박기로 했다. `꾀돌이' （25）이 톱타자를 맡은 이래 쌍둥이 타선의 2번은 그 성격이 사뭇 독특하다. 일반적으로 2번은 번트 능력이 강조되는 자리. 그러나 최근 3년동안 LG의 2번은 번트 타자보다는 파워 히터가 많았다. 1루에 나가면 쉴새없이 베이스를 들락거리는 덕분에 상대 투수들은 좀체 변화구 승부가 힘들었고 빠른 공을 힘차게 받아치는 파워 히터들이 `어부지리'를 얻을수 있는 찬스가 많았기 때문. 마운드가 노쇠한 LG가 착실한 1점보다는 화끈한 대량득점을 노리는 전략이 많았던 것도 큰 이유다. LG `파워 2번'의 계보는 94년 이 타순에서 20홈런－20도루를 작성한 `캐넌히터' （21）이 개척했다. 작년 시즌중반까지 2번을 달았던 심재학（25）은 `가장 느린 2번타자'라는 놀림을 받았지만 확실한 진루타로 고성능 연결고리 역할을 했다. 유연한 스윙과 파워로 칭찬받는 이병규지만 아직 프로 신참답게 변화구 공략에 애를 먹고 있다. 천감독이 "이병규 역시 ` 그늘'이 필요하다"고 판단한 이유. "우리 팀 마운드로 어차피 한두점차 승부는 드물다. 화끈한 야구를 위해서 2번에도 적극적인 공격을 펼칠 파워히터가 필요하다. 이병규는 충분히 제 역할을 해내리라 믿는다." 2번은 쌍둥이 간판 슬러거를 줄줄이 배출한 스타 타순이다. 올해는 이병규가 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