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석주] 왼발의 마술사
기사입력 1997년 03월 03일 15시 29분
`왼발의 마술사' （29．부산 대우）의 발끝이 갈수록 예리함을 더하고 있다.
신비로운 왼발 프리킥으로 팬들의 시선을 끌어온 그가 위기의 순간마다 그물을 갈라대며 월드컵 대표팀에 힘을 불어 넣고 있다.
사실 문전에서 프리킥을 처리할 때 그의 왼발은 손보다도 더 섬세하다.
94년 미국 월드컵에서 왼발 프리킥으로 명성을 날렸던 `발칸의 영웅' 스토이치코프（불가리아）만큼이나 볼의 회전력이 뛰어 나고 각도도 정확하다.
지난 2일 태국과의 98프랑스 월드컵 아시아지역 1차예선 두번째 경기서의 왼발 프리킥 골도 이미 예고된 것이었다.
작년 9월 한－중전（3대1승）과 지난 1월 호주 4개국 친선대회 호주전（1대2패）에서 잇따라 왼발 프리킥으로 골문을 흔들어 상대팀들에 요주의 인물로 꼽혀 왔던 터였다.
하지만 태국 GK 차이용도 속수무책이었다.
이제 한국 축구도 핵병기 하나를 보유하게 된 셈이다.
그동안 이나 등 캐넌 슈터들은 있었어도 와 같은 재주꾼을 갖지는 못했던 것.
역대 지도자들이 한결같이 `, '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이제 대표팀은 프랑스로 가는 제1차 관문을 통과했다.
앞으로 홍콩 태국과의 1차 예선 2차라운드가 남아 있고, 또 최종 예선이 기다리고 있다.
과연 입신의 경지에 오른 의 왼발이 또 어떤 묘기를 펼쳐낼 지 벌써부터 궁금해 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