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기영] 봄처녀 산들바람 몰고오네
기사입력 1997년 02월 26일 15시 03분
`엄마 듣고 있니'라는 이색 제목의 노래를 들고 나타난 서울처녀가 가요계에 산들바람을 몰고올 조짐이다. `지난 계절에 엄마와 둘이서 웃으며 심었던 채송화꽃이. 그늘진 담밑에 곱게 피어도 신경 안써. 그 꽃 같이 봐줄 엄마 없으니. 지난 가을에 엄마와 둘이서 손잡고 걸었던 언덕 너머 길….' 엄마를 그리는 애절한 가사 한마디 한마디가 가슴을 파고드는 `엄마 듣고 있니'는 요즘 갑자기 라디오 전파 인기곡으로 떠오르는 곡. 얼굴없는 가수의 노래로 알려졌는데 최근 노래를 부른 주인공 유기영의 면면이 공개되면서 인기몰이에 불이 붙었다. "요즘 많은 가요들이 비판능력이 없는 남녀중고생, 심지어 초등학생까지 공격적이고 자극적인 쪽으로 유도하고 있는데 대해 불만이 많았습니다. 예를 들면 친구의 애인을 가로챘다느니, 네가 바람피우면 나도 하겠다느니…."
유기영은 순수와 서정 그리고 의리를 소중히 여기는 사람들을 위한 노래를 하고 싶었다. 그래서 그녀는 `기관사가 되고 싶어' `추억의 나라' `미안해 나 내일 시집가' `에델바이스 전설' `황색리본' 등 서정적이고 포근한 느낌의 곡들로 음반을 꾸몄다. 세상에서 가장 슬픈 노래를 부르고 싶다는 본인의 소망대로 엄마와의 이별을 노래한 `엄마 듣고 있니'는 정상의 기타리스트 유태준의 파워풀한 바이브레이션에 실려 마냥 마음을 적신다. 유기영은 76년 서울생으로 광운공대 부설 전산원 휴학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