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입생환영회] 선배들이 '새내기 모시기'
기사입력 1997년 02월 26일 14시 58분
`신입생님들, 환영회에 제발 좀 참석해 주세요'.
신입생이 빠진 신입생 환영회가 속출해 선배들이 신입생 모시기 작전에 진땀을 빼고 있다.
신입생 오리엔테이션이 한창인 요즘 각 학과 신입생 환영회는 새내기는 간데 없고 헌내기(?)들만이 자리를 메운 경우가 대부분이다.
상황이 이렇자 신입생을 모임에 참석시키기 위한 새로운 아이템들이 속속 등장해 눈길을 끌고 있다.
가장 대표적인 미끼는 환영회에 참석하는 신입생에 한해 킹카와 소개팅을 시켜준다는 것과 시험볼 때 선배들의 피땀어린 족보를 과감하게 제공하겠다는 것.
이런 공약을 믿지 못하는 신입생들을 의식, 즉석에서 조인트 미팅을 준비하는 곳도 있다.
시내 한 여대 인기학부의 경우, 신입생 환영회를 조인트로 한다는 방침하에 여학생이 없다시피한 남녀공학 공대계열 학과를 물색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참석한 이에게 당근을 주는 대신 참석하지 않은 이에게 채찍을 가하는 방법을 택하는 선배들도 있다.
신입생 환영회에서 꼼꼼하게 출석체크를 한뒤 참석한 학생과 그렇지 않은 학생을 엄격하게 구분해 갖은 차별대우를 마다하지 않겠다고 으름장을 놓는 경우도 있다고.
김재희양(21．성신여대 3년)은 "개강을 앞두고 새내기들이 신입생 환영회에 참석하지 않으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는 제보가 들어와 비상사태 타개를 위한 아이디어 모집에 나섰다"며
"여러가지 의견이 도출되고 있으나 참석 여부에 따라 향후 4년동안의 대학생활이 좌우될 수도 있다는 식의 위협을 가하자는 방안이 가장 유력시되고 있다"고 말했다.
선배들의 이런 노력에도 불구하고 새내기들의 반응은 시큰둥하기만 하다.
단국대 체육학과에 입학한 신소미양(19)은 "신입생 환영회에 가면 단지 술만 진탕 마시는 경우가 대부분이라는 것을 알고 있어 신입생들이 모임을 꺼리는 것 같다"며
"보다 참신한 프로그램이 개발돼야 새내기들의 많은 참여를 이끌어 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