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예가Y파일] FD송정익의 '의리없는 팬클럽'
기사입력 1997년 02월 26일 14시 58분
가끔 방송 스태프들이 직접 연예계에 데뷔하는 경우가 간혹있다. 이처럼 주인공인 스타보다 오히려 스태프들이 인기를 끄는 경우가 있는데, 특히 연예인과 함께 촬영을 나갈 경우엔 더더욱 그렇다. 시간 맞춰 나타났다 끝나기 무섭게 사라지는 스타보단 첨부터 끝까지 함께 촬영하며 고생한 스태프들과 더 친해지게 마련. 그 중 ＴＶ 특종! 연예시티의 송FD(송정익)와 김모 작가(김경남)의 경우는 아예 팬클럽까지 있을 만큼 인기가 대단하다. 평소 MC 까지 윤상을 닮았다고 놀릴 정도인 송FD의 경우, 촬영때마다 팬 아닌 팬들 등쌀에 사인까지 해주느라 곤욕을 치른 적이 한두번이 아닌데, 한번은 함께 촬영나간 HOT와 비슷한 의상을 입어 HOT멤버로까지 오인, 덤벼드는 여고생 등쌀에 집에도 못 올 뻔 했다고.
그리고 또 한번은 그룹 `구피'의 친형이라는 스태프의 농담 한마디에 여학생들이 바짓가랑이까지 붙들고 늘어지는 통에 옷 찢기고, 모자 뺏기고, 함께 촬영 간 주인공 구피보다 오히려 수난을 당하기도 했다. 이렇게 촬영지마다 생긴 팬들이 이젠 아예 팬클럽까지 결성, 팬레터며 선물 그리고 삐삐 메세지까지…. 팬들의 열성때문에 잘 나가는 연예인이 부럽지 않을 정도라는데. 그러던 어느날 송FD의 팬들이 약속이라도 한 듯 특종! 연예시티의 녹화장을 찾았다. 누가보면 HOT팬으로 착각할 만큼 한 부대에 가깝게 찾아온 여학생팬들. 꽃다발과 인형, 김밥에 음료수까지 싸들고 나타나서는 스태프들에게 음료수까지 돌리며 송FD를 잘 봐 달라고 부탁까지 할 정도였다. 이렇게 멀리서 찾아온 팬들을 위해서 송FD 역시 있는 능력 없는 능력을 다 동원, 방청석 제일 좋은 위치에 앉힌 후. "자, 이제 녹화 들어가는데 박수는 크게 쳐 주세요. 근데…. 막 소리 지르거나, 무대로 뛰어 나오면 절대 안 됩니다. 알았죠? 자. 그럼 녹화 들어갑니다. 스텐 바이." 평소보다 몇배는 더 중후한 목소리로 무대 밑 진행을 맡았다. 피곤하지만 시종일관 미소를 잃지 않은채 열심히 녹화장을 뛰어다닌 송FD(Floor Director_현장 진행). 그의 팬클럽 역시 그의 일거수 일투족에 주목하는 눈치였지만, 그래도 열심히 방청을 했다. 그렇게 한창 녹화가 진행될 무렵. 사건은 시작됐다. 그 놈의 스타초대석이 화근이었다. 그 날따라 초대된 스타가 선배 가수들조차 한 무대 서기가 두렵다는 `10대들의 승리(HIGHFIVE OF TEENAGER)'바로 HOT였던 것이다. 송FD의 인기도 무서운 10대들 앞에선 어쩔 수 없었던지. 그의 팬클럽 모두 초대석이 끝나기가 무섭게 HOT를 쫓아 녹화장을 뛰쳐나가버렸다. 그것도 HOT팬클럽들과 함께 말이다 녹화시간 30분을 남기고 썰물이라도 빠져나간 것 같은 녹화장. 아！ 누가 그랬던가 `인기는 한낱 물거품과 같은것'이라고. 비록 HOT에 비하면 새발의 피만도 못한 인기！ 언제 결성됐다 언제 해체할지 모르는 의리(?)없는 팬클럽(?)이지만, 어디선가 생겨나게 될 또 다른 팬(?)들을 생각하며, 송FD는 오늘도 특종！ 연예시티 녹화장을 열심히 뛰어다니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