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내장외] 전지훈련도 식후경
기사입력 1997년 02월 25일 14시 58분
`잘 먹어야 힘이 난다'. 해외 전지훈련 중인 각 구단들이 무엇보다 신경쓰는 것은 식사문제다. 물과 음식이 낯선 만큼 `식사＝훈련성과'로 직결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세계 어디를 가든 빠지지 않는 메뉴는 김치와 라면. 비행기에 오르기전 김치보따리를 야구장비 보다 먼저 챙길 정도다. 국내훈련 동안 아침을 제공해 화제를 모았던 LG는 먹는 것에 관한한 단연 우승감. 구리숙소의 영양사와 주방 아줌마가 괌까지 따라가 칼로리를 정확히 계산한 한식 뷔페로 세끼니를 마련해 줬다. 갈비찜 닭찜 각종 찌개로 꾸민 식단은 잔칫집 못지 않다. 작년 우승팀 해태는 음식때문에 하와이를 찾는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즐비한 한식당을 최대한 이용하고 있다. 미국과 일본을 거치는 삼성은 3개국 음식을 모두 맛보는 케이스. 85년 다저타운을 처음 찾았을 때는 김치냄새가 배어 객실의 페인트 칠을 새로 할 정도였으나 5년째인 올해는 입맛이 많이 적응됐다는 후문. 지난 23일엔 일본 오키나와로 이동했는데 구단은 멸치조림 깻잎 오징어조림 등 각종 밑반찬을 특별공수 했다. 호주 전훈중인 롯데 선수들은 점심이 가장 기다려진다. 아침 저녁은 호텔에서 양식으로 해결하지만 운동장에서 먹는 점심은 교포가 운영하는 한식당에서 자장밥, 비빔밥 등 `특별식'을 내놓기 때문. 한편 현대 쌍방울 한화는 식사문제로 훈련 초기 고전을 겪었다. 플로리다에 캠프를 차린 현대는 자칭 식당 경력 20년의 교포아주머니를 주방장으로 채용했으나 간이 안맞고, 오키나와 훈련중인 쌍방울은 일본인 주방장이 한국요리책까지 구해 연구하고 있지만 "맛이 야릇하다"는 게 선수들의 평.
일본 쓰쿠미에 있는 OB는 각각 다른 호텔 3곳을 숙소로 잡았는데 가정식 분위기가 장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