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건섭-김진수] '제 8공화국' 내일부터 연재
기사입력 1997년 02월 25일 14시 53분
지난 95년부터 갑자기 떠오르기 시작한 의 이른바 `9룡'과 여기에 맞서는 DJP. 연일 신문지면을 어지럽히는 노동법 기습통과와 노조파업, 안기부법, 그리고 지금도 계속되고 있는 `한보사태'. 여기다 누구도 예상치 못했던 `황장엽 망명사건'. 소설가 정건섭씨가 25일부터 스포츠조선에 연재하는 정치소설 `제8공화국'의 작은 제목들은 신문기사의 그것처럼 펄펄 살아있다. "현실정치를 바탕으로 대권주자들의 권력투쟁을 그려나갈 예정입니다. 정치인들도 특별한 경우가 아니면 실명으로 등장시킬 생각입니다." 현실정치를 소설로, 그것도 실명소설로 옮긴다는 것은 작가에게 대단한 부담이 아닐 수 없다. 그러나 정씨는 "그러니만큼 취재와 자료수집에 완벽을 기하고 있다"며 자신감을 표했다. 신문의 정치기사에 소설적 상상력을 가미한 매우 독특한 작품이라는 설명. 줄거리는 차기 대통령 취임까지, 그리고 그 직후 낙선한 `용'들의 이합집산까지 이어질 예정이다. "정치판만큼 변수가 많은 곳이 없습니다. 리얼리티를 살리기 위해 통상적인 플롯작업은 포기했습니다. 현실정치가 어떻게 전개돼 나가느냐에 따라 소설의 전개양상도 달라지겠지요." 그래서 작가 자신도 "소설의 시작은 알지만 중간과 끝은 모른다"고 말한다. 정씨는 83년 장편추리소설 `덫'을 출간, 한국미스터리클럽 제정 제1회 신인 추리문학상을 수상했다. 그동안 `처형' `로만 킴' `죽음의 천사' `천사여 침을 뱉어라' 등 수많은 작품을 발표해왔다. 김희준 화백은 오랜 세월 신문소설을 통해 정건섭씨와 호흡을 맞춰온 중견. 그래서 "작가의 얼굴만 봐도 어떤 그림을 원하는지 알 정도"라고 말한다. 특히 이번 `제8공화국'은 실명 정치소설인만큼 현존 정치인들의 캐릭터와 특징을 살려내는데 주력할 예정이다. 독실한 기독교신자인 그는 "새벽기도를 다녀온 뒤 조간신문의 정치면을 훑어보는 것이 오랜 습관"이라며 "그렇게 얻은 `식견과 지식'을 그림으로 한껏 풀어내겠다"고 의욕을 보였다. "작가는 국내 추리소설, 정치소설에서 일가를 이룬 분입니다. 그런만큼 이번 `제8공화국'과의 만남이 개인적으로도 기쁘고 소중합니다. 작가가 글을 통해 현정부의 허와 실을 시원하게 파헤치면, 저는 그 글을 더욱 맛스럽게 하는데 주력하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