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창수] 다시 뛸수있다.
기사입력 1997년 02월 22일 14시 33분
한국프로농구가 팬들의 환호와 갈채속에 화려하게 펼쳐지고 있는 가운데 텅빈 체육관에서 고독한 자신과의 싸움을 반복중인 선수가 있다. 수원 삼성 썬더스의 센터 이창수（28．1m96）. 정확히 말하면 `무적（無籍）선수' 이창수다. 삼성이 프로농구 원년리그서 부진의 늪을 헤매고 있는 이유중 하나가 이창수의 `유고' 때문. 팬들은 큼지막한 손으로 리바운드를 덥석덥석 잡아내고 시원스런 덩크슛을 터뜨리며 골밑을 누비던 `왕손이' 이창수를 생생하게 기억하고 있다. 그 이창수가 지금은 화려한 코트를 뒤로 한채 경기도 용인군 수지면의 썰렁한 삼성체육관 코트에서 재기를 위한 몸부림을 치고 있다. 이창수는 96∼97농구대잔치 개막 직전인 지난해 11월 B형 간염 진단을 받은뒤 이후 병세가 악화돼 농구대잔치는 물론 프로농구 코트에도 서지 못하고 있다. 조금만 과로하면 탈진상태에 이르는 등 운동선수로는 치명적인 병이어서 은퇴까지 심각하게 고려했던 이창수는 `농구인생을 이대로 마감할 수는 없다'는 각오로 약물치료와 저항력을 키우기 위한 체력강화 훈련을 시작했다. 3개월여에 거친 눈물겨운 투병끝에 이창수는 최근 간염 증세도 많이 약화됐고 몸도 거의 회복돼 코트 컴백 초읽기에 들어갔다. 삼성은 최근 이창수가 정상에 가깝게 회복됨에 따라 시즌중 투입까지 논의했으나 이창수가 （）에 `은퇴선수'로 올라있어 다시 등록선수로 바꿔야하는 등 난점이 많아 일단 이를 포기한 상태. 대신 삼성은 오는 6월1일부터 있게 될 새 계약때 이창수와 계약을 한 뒤 97∼98시즌부터 출전시키기로 했다. `비운의 스타' 이창수가 특유의 화려한 몸짓으로 프로농구 코트를 다시 누빌 날도 이제 멀지 않은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