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동-만] 특공대 V상륙 선봉
기사입력 1997년 02월 16일 14시 50분
무적의 항공모함 부산 기아 엔터프라이즈가 연일 순항중이다. 지난 11일 나래에 일격을 당해 잠시 주춤거리던 기아는 삼성과 대우를 연파하고 6승1패, 선두로 내달렸다. 지난 96∼97농구대잔치 남자 실업리그서 7전 전패의 수모를 겪던 기아의 모습이 아니다. 농구대잔치 7회 우승 관록의 기아는 프로농구 출범 이전에도 강력한 원년리그 우승후보로 평가받았지만 기대와 우려가 절반씩 섞인 전망이었다. 그러나 뚜껑을 열고보니 기아의 저력은 살아있었다. 초반 허 재의 경기감각이 다소 무뎠을 때는 용병 클리프 리드와 로버트 윌커슨이 팀을 이끌어갔고 중반으로 접어들면서 허 재－－김영만으로 이어지는 `신（新） 허－동－만 트리오'가 그 위용을 드러냈다. 기아는 경기초반 강력한 공세로 상대의 기선을 제압하고 중반부터는 주전급들을 벤치로 불러들여 체력적인 안배를 한 뒤 4쿼터에서 승부수를 던지는 게 전형적인 전략. 이와 함께 기아는 확률농구와 스피드에서 다른 팀을 압도하고 있다. 3점슛에서 기아는 경기당 5.8개를 성공시켜 6위를 달리고 있는데 이는 성공률이 떨어지는 장거리포보다는 골밑슛과 속공에 치중한 증거다. 또 `특급 도우미' 와 허 재를 앞세운 기아는 136개의 어시스트로 매경기 19.4개의 도움을 기록했는데 이같은 수치는 다른 팀들보다 무려 2배나 많은 것. 스피드와 속공농구를 지향했던 기아는 매경기 17.4개의 가로채기를 기록, 이 부문에서도 압도적인 우위를 점했다. 본지 한창도 해설위원은 "기아의 스피드 농구가 만개할 수 있었던 요인은 역시 허 재와 의 천재적인 게임리딩에 있다"며 "이들 두선수를 틀어막지 못할 경우 기아전은 힘든 경기가 될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