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프마라톤] 마의 천군동고개를 공략하라
기사입력 1997년 02월 15일 16시 16분
`천군동 고개를 공략하라.'
16일 오전 11시 경주 힐튼호텔앞을 출발, 경주역에 이르는 21.0975㎞구간에서 펼쳐지는
올림픽제패기념 97실업단대항 하프마라톤대회
（스포츠조선－실업육상경기연맹 공동주최, 경북육상경기연맹 주관, 후원）에 출전하는
남녀 출전선수 77명（남자 50명, 여자 27명）에게 내려진 명령이다.
출발선으로부터 3.5㎞지점에 위치한 천군동 고개를 어떻게 공략하느냐에 따라 승부는 물론,기록갱신 여부도 달려있기 때문.
감포 삼거리에서 시작, 불국사 입구 호텔에 이르는 천군동 고개는
경사 30도가 넘는 가파른 언덕길로 그 길이만도 900m나 돼 항상 선수들에게 `마의 지점'으로 작용해 왔다.
더욱이 이 언덕은 선수들의 몸이 채 풀리기도 전인 5㎞지점도 통과하지 않은 초반에 위치해 있어 더욱 숨통을 조여왔다.
따라서 각팀 사령탑들은 이번 대회에 대비해 언덕 공략에 사활을 걸어왔다.
이의수 고정원을 앞세워 우승을 노리는 세모선수단은 지난 1일부터 일찌감치 경주현지에 베이스 캠프를 차리고
천군동 고개 공략법을 익혔다.
또 이선춘 윤환원 조명학이 소속된 은 아예 이보다 더 가파른
불국사에서 석굴암에 이르는 산악도로를 달리며 가쁜 숨을 몰아쉬었다.
역시 서울에서 북악 스카이웨이를 뛰어 오르며 천군동 고갯길에 대비해 왔다.
여자부 우승을 노리는 수자원개발공사 진장옥 감독은 "우리는 계룡산을 오르며 `도'를 닦았다"면서
"누가 이 언덕을 다람쥐처럼 오르느냐가 승부의 관건"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몬주익 언덕에서 일본의 모리시타를 멋지게 따돌리고 92바르셀로나 올림픽 금메달을 목에 걸었던
는 "언덕길 공략은 평지보다 보폭을 줄이는 쇼트 피치에다 양팔을 많이 흔들며
몸의 반동을 이용하는 변칙적인 주법이 유효할 것"이라고 충고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