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태] 3년만의 외출
기사입력 1997년 02월 10일 16시 50분
해태 (26)과 이대진(23)이 `화려한 외출'을 한다. 12일 출발할 하와이는 말 그대로 약속의 땅. 지난 94년 이후 3년만의 전지훈련이다. 이들은 95,96년 군복무 때문에 전지훈련 대신 광주구장에서 개인훈련을 하며 남몰래 눈물을 삼켰다. 광주구장의 매서운 바람에 몸을 떨다 번번이 체력 부족에 발목을 잡혔기 때문이다. 그때마다 머리에 떠올린 것은 97년 시즌. "동계훈련을 제대로 소화한 다음에 두고 보자." 드디어 그날이 찾아왔다. 이 타격 4관왕과 페넌트레이스 최우수선수의 영광을 재현할 좋은 기회다. 지난달 초부터 팀 훈련에 합류해 꾸준히 체력을 쌓았을뿐 아니라 하와이의 훈풍을 등에 업고 욱일승천할 기세다. 전지훈련 날짜가 다가오자 서랍 깊숙히 밀어 놓았던 선글라스를 꺼내들고 연신 콧바람이다. "지난 2년은 다른 선수들에게 한수 접어주고 시작한 셈이죠. 진짜 승부는 올해부터입니다." `20승 1순위'인 이대진도 각오가 대단하다. 시즌후반 피칭 밸런스가 흐트러지면 직구 최고시속이 떨어졌던 것을 감안, 하와이 열풍에 하체를 담금질한다. "구속을 150㎞대로 꾸준히 유지한다면 20승도 문제 없어요. 결국 체력에서 승패가 갈리잖아요." 이들의 전지훈련 합류로 가장 신이 난 사람은 감독. "올해는 해볼만 하겠어"라며 연신 미소를 흘린다. 특히 하와이행은 이대진 모두 난생 처음. 하루 앞으로 다가온 전지훈련에 이들은 희망으로 부풀어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