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화제] 몸매자랑도 죄인가요
기사입력 1997년 02월 04일 17시 14분
단 한장의 사진 때문에 연봉 8천만원의 자리에서 물러나야 한다면? 영국의 유명 법률회사에서 일했던 버지니아 니슨（35）. 촉망받는 여변호사였던 그녀가 하루아침에 거리로 나서게 됐다. 20∼30대 남성을 대상으로 한 잡지에 자신의 화보를 게재한게 문제가 된 것. 니슨은 `전문직종에 종사하는 여성들을 해부한다'는 내용의 특집 화보에 자신의 아름다운 몸매를 드러냈다. 8장의 아슬아슬한 비키니 사진과 함께, 나신이 그대로 드러나는 적나라한 누드사진을 과감하게 실은 것. 이를 본 니슨의 회사가 침묵을 지키고 있었을 리는 만무하다. 특히 그녀의 실명과 회사명이 잡지에 그대로 기재되는 바람에, 회사의 명예가 땅에 떨어지게 됐다는게 회사측의 반응이다. 회사대표 에드워드 심슨은 "우리가 사건을 어떻게 다루느냐에 따라 의뢰인의 운명이 바뀐다"며 "생각해 봐라. 변호사가 열심히 변론을 하고 있는데, 판사나 검사가 변호사의 나신을 상상하고 있다면 어떻게 되겠는가"고 해고 사유를 밝혔다. 또한 니슨이 맡은 분야가 이혼, 성범죄 소송임과 관련해 자질 시비를 하는 사람들도 많다. 도덕적으로 깨끗하고 청결한 사람만이 변호를 맡을 수 있는 분야라는게 그 의견. 그러나 니슨을 지지하는 입장도 있다. "자신의 몸매를 공개하는 것은 부끄러운 일이 아니다. 그것은 개인의 가치판단에 달린 것"이라는게 옹호하는 측의 주장이다. 심지어 버밍엄에 있는 몇몇 유수의 법률회사들은 그녀에게 새자리를 제안하기까지 했다. 하여튼 누드 사진 한장 때문에 실직자가 되어버린 니슨은 자신의 행동을 전혀 후회하지 않는다고. "내 직업과 그 사진이 무슨 관계가 있다는 말인가요? 몸매가 좋은 것도 죄인가"라는게 당찬 여변호사 니슨의 항변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