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삼흠] 스타코치의 최첨단 선수관리
기사입력 1997년 02월 04일 16시 35분
투수코치（36）는 손도 크다. 최근 정코치는 450만원의 목돈을 들여 최신형 － 노트북 컴퓨터를 구입했다. CD－롬 드라이브도 사고 박철영배터리코치（37）의 버블젯 컬러 프린터까지 빌려（?） 달아 그럴듯한 `이동 전산실'을 꾸몄다. 올해 연봉（4천만원）의 11.25％를 쏟아부은 대형 투자. 덕분에 쌍둥이 투수들이 비상이다. 정코치가 한밤을 꼬박 새워 만든 `1일 투구표' `체중변동 그래프' 등 각종 선수관리 프로그램은 한치의 게으름도 허락하지 않는다. 투구표에는 하루 하루의 피칭수와 상태가 조목조목 적히고 체중 그래프는 보름 터울로 소수 둘째짜리까지의 정확한 체중을 표시한다. 코치진이 계산한 선수의 적정 체중이 함께 그려져 `누가 운동을 덜하고, 누가 열심히 땀을 뺐는지' 한눈에 드러난다. 매일 깔끔하게 프린트돼 감독 책상에 화려하게 펼쳐짐은 물론이다. "아직은 컴맹"이라고 겸손을 보이지만 "이달 말까지는 `사이버 키드'로 화끈하게 변신하겠다"는 것이 정코치의 각오. 자타가 공인하는 `똑똑박사'인만큼 다소 무리한 진도도 "문제없다"고 큰소리다. "국내 PC 통신망은 물론, 인터넷도 주름잡겠다"는 야심찬 초보 네티즌이지만 아직은 주위 사람들의 ID를 채집해다가 이곳저곳을 들락거리는 얌체족. `스타코치'의 분주함 덕분에 매일 뻘뻘 땀을 쏟던 차명석은 벌써 적정체중을 유지하고 있다. "선수시절에 게을렀던 코치가 더 악독해진다더라"며 볼멘 소리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