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극] 통일열망 경쾌하게 포착
기사입력 1997년 02월 02일 16시 39분
고대 그리이스 희극 `류씨스트라테'(BC 411년)를 우리나라의 남북통일에 대한 열망으로 해석한 이색연극 한 편이 무대에 오른다. 극단 차이무가 7일부터 3월 23일까지 대학로 동숭아트센터 소극장에서 선보이는 `평화씨'(아리스토 파네스 원작, 이상우 연출)가 그것. 스파르타와 아테네의 끝없는 전쟁에 지친 고대 그리스 여성들이 섹스파업에 돌입, 양국의 남편들을 평화협정으로 유도했다는 게 원작의 내용. 차이무의 작품은 연극 `류씨스트라테'를 공연하려는 아파트 아주머니들이 경비원, 경찰, 남편들의 방해공작을 물리치고 자신들의 뜻을 관철시킨다는 이야기가 극중극으로 전개된다. 원작자 아리스토파네스(BC 445∼338)는 아테네 전체주의 정치권력, 도시국가들 간의 전쟁, 현실을 떠난 학문과 예술의 독선 등에 대한 풍자와 비판을 극작의 주제로 삼은 작가. `류씨스트라테' 역시 섹스파업을 통해 스파르타와 아테네간의 27년 전쟁을 종식시킨다는 내용을 통해 현대에서도 관심을 모으고 있는 여성해방문제까지 소화해내고 있다. 이번 무대는 성실한 배우 강신일, 악바리 신세대배우 오지혜를 비롯해 박원상, 최덕문 등 6명의 배우가 출연, `생각은 깊게, 표현은 경쾌하게'라는 극단의 슬로건에 걸맞게 통일문제를 코믹하게 풀어나가는게 특징. 또 공연내내 배우들이 역할을 바꾸어가며 1인 다역으로 출연, 연기대결을 벌이며 사건전개가 매우 빨라 관객들로 하여금 보는 즐거움을 충족시켜준다. 연출가 이상우씨는 "고대 그리스의 반전, 평화문제는 2천400년이 지난 현재 한국의 현실상황과 다름없다"면서 "오늘의 우리현실에 비추어 새롭게 재구성했다"고 연출의도를 밝혔다. 화∼목 오후 7시30분. 금 ∼일 오후 4시30분, 7시30분. (02)765-746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