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내장외] '김용수 옵션' 1억2천500만원 감상법
기사입력 1997년 02월 01일 15시 30분
꼭 1년전인 작년 2월2일 오후 7시30분, 잠실의 모식당. 마주앉은 최종준단장과 앞의 솥뚜껑 위에서는 삼겹살이 노르스름한 기름을 톡톡 튀기면서 알맞게 익어갔다. 괌 전지훈련 출발 3일전인 이날 최단장은 저녁이나 먹자며 를 불러냈다. 이 자리에는 우연히 기자와 사인볼제작사의 J사장이 합석했다. 만남의 목적은 연봉 재계약이었다. 는 삼겹살 집 문턱을 넘으면서도 계약이 안되면 전지훈련을 보이콧하겠다며 강경했다. 소주잔이 한차례씩 오고간 뒤 연봉얘기가 자연스럽게 시작됐다. 최단장이 먼저 입을 열었다. "최고대우를 해주겠다. 올해는 1억1천만원이면 최고가 틀림없다. 타구단에서 더 받는 선수가 나오면 추가 보상해주겠다. 그리고 내년엔 1억2천만원에서 시작하자." "부상하거나 방출당하면 그만 아닙니까." "1승을 하더라도 선수등록 자격만 있으면 된다. 각서라도 써 줄까?" 망설이던 의 입에서 결단에 찬 한마디가 흘러나왔다. "500만 더！" "오케이, 내년엔 1억2천500만원！" 동시에 일어서서 악수하는 바람에 반쯤 담긴 소주병이 넘어질 뻔했다. 작년 시즌 의 성적은 16승7패 9세이브. 그런데 시즌 말부터 해석이 달라졌다. 는 97연봉 최저액을 1억2천500만원으로 주장한 반면 최단장은 "평가액이 1억2천500만원으로 여기서 깎이거나 오를수도 있다. 옵션계약이라면 왜 공개적으로 했겠는가"라고 맞선 것. 결국 는 1일 1억2천200만원에 도장을 찍었다. 는 300만원이 삭감된 것으로 받아들였고, 구단은 2년연속 최고대우로 기를 살려줬다고 믿고 있다. `1억2천500만원'의 정체는 풀리지 않을 수수께끼로 남긴 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