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정운] 日열도를 내발아래
기사입력 1997년 01월 31일 17시 51분
`적토마' （31．세레소 ）이 J리그 정벌을 위한 첫발을 내디뎠다.
지난달 20일 일본 에 상륙해 현지적응에 들어갔던 그가 30일 바닷가의 마에시마운동장에서 시작된 팀 훈련에 합류, 비지땀을 쏟으며 투지를 사르고 있다.
모든 게 낯설고 얼떨떨하지만 컨디션 만큼은 최고란다.
그동안 시내의 모모야마학원대학 축구팀에 섞여 다부지게 개인훈련을 해온 덕분이다.
에서의 훈련은 오는 4일까지로,5일이면 보름간의 일정으로 전지훈련을 떠난다.
특히 세레소는 전훈 도중 대표팀과 2∼3차례 연습경기를 벌일 예정이어서 머잖아 세레소의 핑크색 유니폼으로 갈아입은 의 활약상을 볼 수 있을 것 같다.
의 거주지는 에서도 `거물급'들이 모여산다는 데즈카야마. 구단에서 마련해 준 25평의 아파트에서 다섯식구가 바뀐 환경에 적응해 가고 있다.
말도 다르고 가장 가까이서 접할 수 있는 TV에서도 더 이상 `첫사랑'이나 `PD수첩' 따위를 하지 않는다. 물론 골목도 낯설고 이웃도 그렇다.
그러나 구단에서 재일동포를 통역으로 기용해줘 생활이나 활동에는 별 어려움은 없다.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은 에서 감독이 새롭게 영입됐다는 점.
작년까지 크루제이로의 사령탑으로 활약했던 굴피 감독이 세레소의 지휘봉을 잡은 것이다.
으로서는 모든 편견이 배제된 상태에서 능력을 평가받을 수 있게 된 셈이다.
현재 세레소에 소속돼 있는 외국용병은 3명. 이외에 94미국월드컵 대표 출신의 GK 질마르（38） 등 2명의 용병이다.
그리고 오는 9일이면 역시 에서 수비형 미드필더 1명이 추가될 예정이다.
앞으로 이들과 경쟁하며 `나의 자리'를 찾아야 한다.
"이제 현지 교민들이 베풀어 주신 환영회 등 모든 행사는 끝났습니다. 오로지 한국축구의 명예를 위해 사력을 다해 뛰는 일만 남았습니다."
국제전화를 통해 들려오는 의 목소리엔 독기가 가득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