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진실] 퇴폐란 바로 이런 것
기사입력 1997년 01월 31일 17시 45분
은 요즘 영화 `홀리데이 인 서울'(김의석 감독．시네마서비스 제작)을 촬영하면서 `고스트 맘마'를 할 때보다 옷값을 수십배는 더 쓴다.
`고스트…'에서는 하늘색 스웨터 한벌만 입었지만 `홀리데이…'에선 십여벌의 의상에 녹색, 노란색 등 다양한 가발을 쓰고 나온다.
`홀리데이…'에서 은 퇴폐적이고 소비적인 삶을 살아가는 전화교환수역. 88년 데뷔 이후 깜찍하고 요정같은 모습으로 톱스타의 위치에 오른 에게 `퇴폐적 이미지'는 파격적인 변신임에 틀림없다.
"퇴폐적이지만 답게 퇴폐적이고 싶어요. 거부감이 안느껴지도록 접근하겠다는 것이죠. 예를 들어 제가 섹스어필한 모습을 강조하려고 하면 그것은 안어울린다고 생각해요. 우선 요란한 외모가 관객들에겐
생소할 지 모르지만 이를 연기력으로 보충하면서 자연스럽게 다가가고 싶어요."
`홀리데이…'을 하면서 이 말하는 가장 힘들었던 촬영은 제1한강교에서 있었던 투신장면. 이 느닷없이 한강으로 뛰어들고 옆에 있던 이 몸을 던져 구해주는 상황이다.
"원래 제가 수영을 잘 못하거든요. 수심이 4m나 된다는 흐르는 강물에 몸을 맡긴다는 게 엄청난 부담이 됐어요. 게다가 한겨울이라 두꺼운 옷을 입어 몸은 더욱 무거웠고, 너무 당황해 씨의 목을 끌어안고
발버둥을 치는 통에 둘다 엄청 고생했어요."
한밤중에 6시간 동안 한강물에서 몸이 꽁꽁 얼어붙는 느낌으로 촬영을 한 은 이후 일주일 동안 몸을 옴짝달싹 못할 정도로 심한 감기를 앓아야 했다고.
또 영화에서 과 함께 오토바이를 타고 질주하는 장면이 많은데 이 부분도 겨울철의 미끄러운 도로사정 때문에 무척이나 조심스럽고 어려운 촬영이었다고 한다.
"`홀리데이 인 서울'은 대사보다 분위기로 표현을 해야하는 작품이에요. 이런 부분들이 힘들기도 하지만 연기자로선 흥미로운 작업이에요. 색다른 느낌의 영화가 될 것이라는 점에서 저역시 기대가 커요."
은 요즘 `홀리데이…' 이외엔 모든 활동을 자제하고 있다.
"`고스트 맘마'를 할 때 한작품에만 몰두하니까 그만큼 집중도 잘 되고 결과도 만족스러웠어요. 앞으로도 겹치기 출연은 안할 생각이에요."
은 후속작품이 될 `베이비 세일'도 `홀리데이 인 서울'의 촬영이 모두 끝난 후에 시작하기로 영화사측과 합의를 보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