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로비안나이트] 내 몸안에 뭐가 있어요
기사입력 1997년 01월 29일 15시 25분
수십억명이 한꺼번에 살다 보니까 지구상에는 별별 인간이 다 있다.
끼니 때마다 쇠를 먹어도 끄떡없는 불가사리같은 사람을 TV에서 보신 적이 있을 것이다. 그 사람 몸은 쇠를 녹이는 용광로인가. 아니면 그냥 몸무게를 늘리려고 무거운 쇠를 담고 다니는 걸까?
그런가 하면 `해외토픽'란에는 `2차 세계대전 전투 중 총을 몇방 맞았는데 상처만 있지 실탄을 수십년 동안 못 찾다가 최근에야 몸안에 그대로 있는 것이 발견되어서 엿 몇가락 바꿔 먹을 고철을
확보한 노인이 아주 기뻐하고 있다…' 어쩌구 하는 기사도 심심찮게 실린다.
한 외과의는 실력이 형편없어 수술을 마치고 꼭 핀셋 등의 수술기구를 하나씩 분실하곤 했다. 핀셋 하나 잃어 버리는 것이 뭐 수술실력하고 관계있느냐고 하실지 모르지만 환자의 몸안에 넣고
꿰매 버리니까 문제였던 것이다.
한 환자가 이 의사에게 수술을 받은 뒤 수술용구 찾느라 세 번이나 몸을 가르게 되자 `으！ 차라리 내 몸에 지퍼를 달아 줘요！' 했다는 이야기도 전한다.
사람 몸 안에 있어선 안될 다른 것이 있다는 것은 여간 신경 쓰이는 일이 아닐 뿐더러 무척이나 찜찜하다.
그러나 요즘엔 거의 모든 이물질을 X-레이로 투시하며 수술로 제거한다. 옛날엔 이런 일이 종종 있었단다.
최진사댁 셋째 딸은 약간 얼띠었다.
그런 그녀가 칠복이에게 시집 간지 한달만에 친정을 친선 방문했는데 얼굴이 밝지가 않다.
"시집살이가 고된 모양이구나."
친정 어머니의 다정 다감한 말씀에,
"별로 힘들지는 않아요. 단지 몸안에 뭐가 들어 있는 것 같아서…."
한달만에 태기가 있는건가…. 아니면 뭘 잘못 먹었는가…. 혹시 큰 병은 아닐까…. 최진사 부인은 딸을 데리고 장안의 명의 닥터 허준에게 갔다지.
허준, "초음파 검사를 해 보지 못하는 것이 유감이지만 별 이상이 없어요."
그러자 딸은 허의원과 어머니가 있는 앞에서 이렇게 말한다.
"제 몸 안에 분명 뭔가 있을 거예요. 에브리 나이트, 밤이면 밤마다 남편은 저 한테로 와요. 올 땐 오이만한데 갈땐 고추만하거든요. 줄어든 게 제 몸안에 남아있지 않겠어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