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치훈] 10억 테이프 끊었다
기사입력 1997년 01월 26일 14시 23분
"바둑으로도 10억원을 벌 수 있다." 조치훈9단이 한해 수십억원의 소득을 올리는 세계 프로스포츠 무대에 바둑기사로는 처음으로 `10억 신고식'을 했다. 조9단은 최근 일본기원이 최종 집계한 96년도 한해 일본 총상금에서 1억3천367만여엔(약 9억6천여만원)을 벌어들이며 랭킹1위를 차지했다. 이는 96년도에 한국신기록을 세운 이창호9단의 6억4천여만원을 50% 웃도는 것으로 프로바둑 총상금 부문 세계신기록이다. 프로바둑 총상금은 1년간 국내외 기전에서 획득한 상금과 대국료 등 공식적으로 번 것만 더하기 때문에 통상 총상금의 5∼10% 쯤으로 알려진 행사출연료 등의 사적인 벌이까지 합한다면 조9단의 실제 수입액은 10억원을 훨씬 웃도는 셈이다. 조9단은 지난 94년 일본 기사중 처음으로 1억엔을 돌파한 뒤, 일본 3대 타이틀(기성, 명인, 본인방)을 독식한 지난해까지 3년 연거푸 총상금 랭킹1위를 내달렸다. 한편 조9단과 나란히 일본에서 맹활약하고 있는 유시훈7단은 생애 처음으로 상금 랭킹 메달권에 진입하는 기염을 토했다. 유7단은 지난해 천원 3연패 등 2관왕에 오르며 총상금으로만 5천829만여엔(약 4억2천만원)의 수입을 올려, 전년도 7위에서 3위로 껑충 뛰었다. 일본기사로는 요다9단이 2위를 차지하며 체면을 지켰다. 반면 `일본의 자존심'이라는 고바야시 고이치9단은 랭킹 10위권밖으로 떨어지는 대 이변을 낳았다. 요다9단은 지난해 삼성화재배 결승에서 유창혁9단에 거진 졌던 바둑을 건져 올린 덕으로 9천956여만엔(약 7억2천만원)의 총상금을 벌었다. 96 일본총상금 랭킹은 이밖에 고바야시 사토루9단이 약 3억2천만원으로 4위, 다케미야9단이 약 2억3천만원으로 5위를 차지했으며, 가토, 오타케, 왕립성, 임해봉, 가타오카 9단이 차례로 랭킹 10위권에 올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