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맛아십니까] 메밀(냉면)
기사입력 1997년 01월 24일 15시 21분
메밀(냉면) 요즘 독감으로 난리다. 겨울 감기에는 냉면이 특효약이라는 사실을 아시는지…. 긴긴 겨울밤 뭔가 속이 허전하고 출출할 때 살얼음이 둥둥 뜬 동치미 국물에 칼칼한 메밀로 뽑은 국수를 말아 들면 몸이 덜덜 떨린다. 그래서 이불을 뒤집어 쓰고 먹었다 해서 평양 사람들 사이에는 일명 `평양 덜덜이'란 별칭으로 불리는 것이 바로 평양냉면이다. 반면 감자나 고구마의 전분으로 면발을 뽑은 함흥냉면은 메밀보다 질기고 쫄깃쫄깃하여 가늘게 뽑아 얼큰한 양념 위에 삭힌 가자미나 홍어를 고명으로 얹어 비벼먹는다. 메밀은 , 중앙아시아 북부가 원산지. 일설에 중국에서는 위(胃)와 장(腸)을 깎아 내려 속이 쓰리고 도무지 음식으로서 가치가 없다 하여 악의(惡意)로 조선에 전래시켰다는 곡물이라고도 한다. 그러나 음식에 지혜로운 우리 민족은 메밀을 배고플 때 먹는 구황(救荒) 식품에 그치지 않고 건강식품인 냉면으로 둔갑시켰다. 첫째로 육수에 동치미 또는 김칫국을 섞어 무의 소화촉진효소와 함께 삶은 계란과 비계가 붙은 넓적한 돼지편육까지 곁들여 위장보호는 물론 부족한 단백질을 보충했다. 둘째로는 육수의 대장균과 식중독을 예방하는 새콤한 식초를 곁들이고, 겨자를 넣어 메밀의 찬기를 보온하였다. 셋째로 디저트를 겸해 배 한쪽을 넣어 단백질과 지방을 분해, 소화흡수를 돕게한 맛과 영양의 조화를 이룬 완전식품에 도달시켰다. 영양으로 따져봐도 메밀 냉면에는 칼슘이 우유보다 50배, 탄수화물, 섬유질과 함께 비타민 B1, B2도 쌀보다 3배는 많다. 변비 해결은 물론 동맥경화예방과 치료, 궤양성 질환에 탁월하며, 특히 겨울철 동상이나 감기에 큰 효험이 있으니, 메밀국수와 막국수까지 곁들여 겨울 건강식으로 권하고 싶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