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화재] 비상사이렌
기사입력 1997년 01월 19일 17시 17분
화재의 발등에 붙은 불을 끌 `소방수'는 없는 것일까. 배구 슈퍼리그 남자부 `빅3'중의 하나인 화재가 6강 커트라인까지 걱정해야 하는 처지가 됐다. 화재는 18일 다크호스 상무에 1대3으로 져 1승2패를 기록, 배구 슈퍼리그 2차대회 남자부 6위에 처져있다. 3차대회 출전티켓은 모두 6장으로 자칫하면 당초 우승권으로 지목되던 팀이 2차대회 탈락이란 불명예를 뒤집어 쓸 판이다. 하지만 화재의 고민은 이렇게 발등에 불이 붙었는데도 이를 끌 소방수가 보이지 않는다는 점이다. 국내 최장신（2m3） 거포 은 오른쪽 무릎연골 수술 후유증으로 아직 벤치 신세고, 1차대회 블로킹 1위（38개）였던 센터 구준회의 `방패'도 녹슬어 가고 있다. 갈길바쁜 화재의 발등에 불을 붙인 불씨는 센터 김완식의 부상. 구준회와 함께 팀의 주전센터로 활약해온 김완식（2m）은 지난 3일 연습 도중 오른쪽 아킬레스건이 끊어지는 부상으로 병원에서 수술을 받았다. 앞으로 3개월 동안은 코트에 설수 없다는 게 담당의사의 진단. 그의 대타로 고려증권에서 트레이드해온 이재욱이 나섰지만 역부족이었다. 결국 이번 슈퍼리그에선 구준회 혼자 `북치고 장구치는' 판이 된 것이다. 이같은 `과다업무'로 구준회는 센터의 주임무인 블로킹과 속공에서 모두 하강세를 그리고 있다. 1차대회 블로킹 1위팀（140개）이었던 화재가 18일 상무전서 블로킹수 8－21의 절대 열세를 보이면서 패한 것은 구준회－김완식의 비중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것이다. 화재 김갑제 감독은 "2차대회 후반기부터는 이 본격적으로 가세하고, 센터 이재욱도 팀플레이에 익숙해 질 것으로 보여 다시 상승세를 탈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