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구대잔치] 너를 기다렸다 ♣
기사입력 1997년 01월 17일 16시 37분
냉혹한 승부의 세계에서 최고의 자리에 설 수 있는 자는 오로지 한사람 뿐. 그들도 예외일 수는 없다. 오는 20일 오후 3시30분 올림픽공원 제1체육관. 중생대를 지배했던 티라노사우루스（폭군룡）와 최첨단 펜티엄급 컴퓨터가 한판 승부를 벌인다. `불사조 군단' 상무의 （25．1m83）과 `독수리 5형제' 의 （23．2m7）이 그 주인공. `농구 대통령'으로 군림하던 허 재（）가 올 농구대잔치에 출전하지 못함에 따라 `포스트 허 재시대'를 풍미했던 두 동문의 대결은 사상 초유의 사건이다. 지난 93∼94농구대잔치서 를 대학팀으로는 처음으로 정상에 올려놓았던 둘은 이 95년 2월 졸업과 함께 에 입단한 후 한차례도 맞붙을 기회가 없었다. 이 미국 유학을 떠나는 바람에 95∼96대잔치에 나서지 않은데다 공교롭게도 올 대잔치서는 실업과 대학이 따로 예선리그를 치렀기 때문이다. 2년 터울의 선－후배사이지만 그들은 서로를 너무나 잘 안다. 고교 졸업 당시 로 진학을 결정했다 로 진로를 급선회했던 명분도 "이라는 천재적인 가드플레이어가 있기 때문"이라고 공공연히 밝힐 만큼 은 을 높이 평가한다. 오는 3월 창단예정인 진로농구단에 연고지명된 이 법정싸움을 불사하고 특정팀행을 고집하는데도 표면상 비슷한 이유에서 비롯된다. 도 "（서）장훈이가 있었기 때문에 재학시절 나의 패스플레이가 꽃을 피울 수 있었다"며 의 기량을 극찬한다. 하지만 결전의 날은 다가오고 있다. 유행가 가사처럼 분명 둘의 만남은 우연이 아니고 그것은 팬들의 바람이다. 2차례나 정상 문턱에서 날개를 접었던 불사조의 한을 풀려는 . 마지막 대잔치서 3년전 독수리 5형제의 영광을 재현하려는 . 그들은 이미 한솥밥을 먹던 선－후배의 정분을 떠나 농구대잔치 초유의 `전승 우승' 신화라는 동상이몽（同床異夢）에 젖어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