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병기] 불구 조카 감싸주는 인간미 연기
기사입력 1997년 01월 14일 14시 08분
정치인, 검사, 주먹계 대부 등 선이 굵은 강한 개성연기를 펼쳐온 중견탤런트 가 색다른 연기변신으로 시청자들의 눈길을 끌고 있다. SBS TV 수목드라마 `형제의 강'에서 독특한 컬러의 색채를 내는 인물 `임창두'. "이런 특이한 배역은 연기생활 28년만에 처음이에요. 자칭 빨갱이 잡는 애국자 출신으로 초창기엔 사기꾼처럼 그려지기도 했지만, 동두천에서 자리를 잡으면서는 불구자 조카인 준호를 아버지처럼 따뜻이 감싸는 정많은 사나이죠." 냉혹하리만치 차갑고 날카로운 역할만을 맡다가 모처럼 따뜻한 인간미가 넘치는 인물을 연기하게 된 셈이다. 자유당시절 이정재 수하의 정치깡패 출신으로 그려지는 극 중 임창두는 5．16후 대대적인 깡패소탕전을 피해 애인과 함께 밀양으로 숨어들면서 삶의 방향을 바꿨다. 밀양에 요정 `명월각'을 차렸다가 도박현장을 들켜 교도소로 끌려가고, 그 사이 벌어진 애인 과 `쇠똥구리' 남포동의 밀착관계를 목격한 뒤 우여곡절 끝에 동두천으로 흘러들었다. 술집 `로즈클럽'을 운영해 많은 돈을 모은 임창두는 서울로 진출, 극후반부에선 자신을 궁지에서 건져준 준식(박상민)을 끌어들여 다시 주먹계의 후원자로 나서기도 한다. 임창두는 SBS TV 화제드라마 `모래시계'나 얼마전 선보였던 TV `화려한 휴가'의 이창동과는 전혀 다른 느낌의 변신이다. 단순한 악역 보다는 어딘가 무게가 있고 강렬한 인상을 심어주는 것이 연기자 의 최대 강점이자 매력. 현재 는 연기자간의 화합과 체력증진을 위한 연예인축구모임인 `자칼연예축구단' 회장직을 맡아 왕성한 활동을 벌이고 있기도 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