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무모경위] 대담해져가는 불륜에 경종
기사입력 1997년 01월 14일 14시 05분
20년 경력의 경찰관이 경찰현장에서 경험한 간통사건을 책으로 엮어내 화제다. 인천형사기동대 조사실장인 구무모 경위(46)가 펴낸 `간통을 기다리는 남자'(행림출판사)가 그것. "간통사건만큼 불쾌하고 은밀한 사건이 없습니다. 이런 얘기를 책으로 엮어내 사람들의 호기심이나 충족시켜보자는 의도는 없어요. 우연찮게 경찰생활 20여년중 15년이나 간통조사업무를 수행하다보니 세상 사람들에게 한번 경종을 울려줘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된거죠." 구경위는 15년 동안 약 8백여건의 간통사건을 취급해 왔다. 이 책에는 그 가운데 극히 일부인 40여건의 사례를 소개했다. 샛서방과 즐기던 유부녀가 어느날 경찰서에 찾아와 "이제 반성했으니 남자를 떼어달라"고 호소하는가 하면, 엊그제 여고를 졸업한 소녀가 18세 연상의 유부남 영어교사와 음침한 공원묘지에서 카섹스를 즐기다 덜미를 잡히기도 한다. 소개된 얘기들은 이렇게 일일이 예를 들기 곤란할 지경. `콘돔 세개가 남긴 상처' `간통 허가장' `시집에서도 허용한 며느리의 간통' `쭈쭈바 사건이라고 해！' `닥터봉의 체외사정' `샛밥 좋아하다 쪽박 찬 여자' 등 작은 제목들만 봐도 이 책의 `수위'가 어느 정도인지 짐작할 수 있다. "간통사건도 어제 다르고 오늘 다릅니다. 요즘은 간통을 심심풀이로 하는 경우도 많아요. 경찰서까지 오게 된 간통사건은 빙산의 일각이죠. 게다가 점점 대담해지는 추세입니다." 구경위는 간통죄가 여성에게 불리하다는 주장도 편다. 간통사건이 발생하면 여자들이 남자들에 비해 훨씬 불리하다는 것이 그의 경험적 진단이다. 결론적으로 그는 영화나 드라마 속의 불륜은 현실의 불륜에 비하면 `간에 기별도 안가는 수준'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