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사회] 주주들 거센 반발
기사입력 1997년 01월 12일 15시 11분
한국마사회가 자회사인 ㈜경마진흥의 7개 장외발매소 흡수를 추진하고 있어 주주들의 거센 반발을 사고 있다. 마사회가 자회사 장외발매소의 운영권을 차지하려고 지난 88년 일반인들을 상대로 팔았던 경마진흥 주식을 헐값에 사들이고 있는 것. 마사회는 자회사의 일반주주 4백10명 가운데 12일 현재 1백20명이 소유하고 있던 3만1천5백여주의 주식을 사들였으며 나머지 2백90명에 대해서도 매각을 종용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에 따라 경마진흥은 용산, 뚝섬, 일산, 수원, 성남 등 7개 소속 장외발매소의 운영권을 오는 98년까지 마사회에 빼앗기고 이들 장외발매소의 청소와 안전시설관리 등 부수적인 일만 맡게 될 처지에 놓여있다. 문제는 마사회가 보상금조로 주주들에게 지급하고 있는 주식의 값이다. 마사회는 경마진흥 창설 당시 경마팬들을 상대로 "조만간 상장（上場）될 주식인 만큼 액면가의 2배이상의 가치가 있다"고 선전하며 주식을 팔았으나 그로부터 9년이 지난 지금까지 상장은 커녕 당시 1만원이었던 주식을 물가지수와 비교도 않되는 1만7천원에 사들이고 있는 것. 이에 대해 마사회측은 "주주들에게 매년 배당금을 지급했으며 한국신용정보㈜로부터 현재 주식가치를 판정받은 액수가 1만7천원이기 때문"이라고 말하고 있으나 주식 매각을 거부하고 있는 나머지 주주들은 "9년간의 은행이자와 물가인상폭을 감안할 경우 최소 3만원은 받아야 한다"며 반발하고 있다. 경마진흥 주식을 갖고 있다는 김모씨（46．서울 송파구 오륜동）는 "마사회의 감언이설에 속아 목돈을 투자했는데 10년도 안돼 없앤다는 것은 도저히 납득할 수 없다"며 "이용할만큼 한다음 쓸모가 없어지면 가차없이 버리는게 마사회의 특기"라고 말했다. 김씨에 따르면 마사회는 장사가 안되던 시절 안하겠다는 사람들을 끌어들여 민영장외발매소를 차리게 해 흑자궤도에 오르게 되자 자회사를 설립, "공익사업인 경마에서 개인이 이익을 취하는 것은 부당하므로 앞으로는 장외발매소를 직영화 하겠다"며 민영장외를 `팽'（烹）시키더니 이제는 자회사마저 `팽'하겠다고 나선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