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경영] 이상한건 나만 시켜
기사입력 1997년 01월 11일 14시 05분
"이러다가 정말 성질 더러워지는 것 아닌지 모르겠어요." 은 요즘 농담처럼 "내가 이상성격자로 보이냐"는 질문을 주위사람들에게 던져보곤 한다. 최근들어 `최악의 역할'에 대한 출연섭외가 많다는 것이 의 설명. 오는 18일 개봉되는 `체인지'(이진석 감독－드림써치 제작)에서 이 맡은 역할은 `미친 개'란 별명의 학생주임역. 공부 못하는 학생에 대한 이상할 정도의 집착을 보이는 다혈질 성격의 소유자로 극중 남자주인공 을 집요하게 괴롭히는 연기를 보여주고 있다. 물론 코미디 영화라는 작품 성격에 맞춰 의 사이코 연기는 폭소를 주는 쪽이다. 또 내달 개봉을 준비 중인 영화 `쁘아종'(박재호 감독－대림영상 제작)에서 의 이상성격 연기는 극에 달한다. 이 영화에서 은 편집증적 의 타락한 형사역. 집에선 타지마할과 같은 궁전을 완성하기 위해 돈과 마약을 비축하는 이상성격자로 나오고 있다. `쁘아종'에서 섹스를 하면서도 머리가 흐트러지는 꼴을 못보는 의 왜곡된 성격 연기는 섬뜩한 충격을 자아낸다. `부드러운 남자'의 이미지가 강했던 이 비뚤어진 성격을 보이기 시작한 것은 지난해 `런어웨이'에서 알코올 중독의 살인마로 나오면서부터. 선량해 보이는 인상의 이 코미디와 스릴러 영화를 막론하고 비정상적인 캐릭터를 맡게 된 것은 넓은 연기폭과 탁월한 애드리브 능력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지난해 `귀천도'로 감독으로도 성공적인 데뷔를 한 은 현재 영화 `3인조'(박찬욱 감독－씨네 2000 제작)에서 3류 카바레의 색소폰 주자로 출연하고 있다. 불우한 환경을 비관해 상습적으로 자살을 기도하는 남자역할로 이번에도 정상적인 성격은 아니다.